미국 골프 인기 계속 추락, 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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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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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방식 안 맞고 불황 거치며 ‘부자 스포츠’화

[사진=USGA 홈페이지]


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과 골프 인구를 가진 미국에서 골프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시들해지며 관련 업계의 우려가 더해가고 있다.

현재 전세계 골프 코스와 골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 있으며 미국의 골프 시장 규모는 연 7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미국의 골프 시장 규모는 2006년 미국인 3000만 명이 골프를 즐기며 절정에 달한 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 골프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미 전역의 골프 코스 중 150개 이상이 문을 닫았으며, 골프 인구 수는 2500만 명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골프 업계에서는 이처럼 골프의 인기가 감소한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골프가 현대 마국인의 생활 방식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18홀을 모두 돌려면 네 시간이 걸리는데, 주말의 절반을 골프 코스에서 보내는 것이 가족과의 시간을 중시하는 요즘 미국인들의 태도나 가치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가상세계가 위력을 발휘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잔디 위에서 공을 치며 4시간을 보내는 건 어딘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골프가 서민들도 즐기는 대중 스포츠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미국에서도 골프가 부자들의 스포츠화 한 것도 골프 인기 하락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많은 중산층 골퍼들은 지갑이 얇아지자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중저가 골프 코스 멤버십부터 포기했다. 이에 따라 고급 컨트리클럽과 달리 대중 골프장들은 회원수 급감으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골프를 즐기던 사람들이 불황기를 지나면서 함께 골프를 칠 사람들이 줄어들자 평균적으로 골프장에 가는 횟수가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골프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는 점 역시 골프의 인기 하락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1990년대 이후 골프 코스 디자이너들은 골퍼들이 첨단 장비를 한껏 활용해야 하는 길고 어려운 코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골프가 어려운 스포츠라는 인식을 확산시켰고 골프 입문자의 수를 줄어들게 했다.

컴퓨터 게임 등에 익숙한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골프는 지나치게 맣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재미없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골프가 계속 인기를 잃어가자 최근 미국에서는 예전의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 골프를 쉽고 빨리 끝내는 형식으로 변화시킨 스포츠도 출현했다. 축구와 골프를 결합한 풋 골프나 공을 타겟에 맞추는 탑 골프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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