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지난달 급감하며 자본 엑소더스 우려를 키웠던 중국 외국환평형기금(이하 외평기금)이 2월 감소폭을 크게 줄이며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였다. 앞서 2월 외환보유고 감소폭도 둔화돼 위안화 안정에 따라 자본유출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중국 인민은행이 14일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월 중국 외평기금은 총 23조9813억3800만 위안으로 전월대비 2279억 위안(약 41조6600억원)이 줄었다. 감소세는 지속됐지만 지난 1월 6445억3800만 위안 급감한 것과 비교해 감소폭이 무려 60% 가량 둔화돼 주목된다. 자본 유출 속도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이는 앞서 공개된 외환보유고 잔액도 비슷한 변화를 보였다. 인민은행은 지난 7일 중국 외환보유고가 전월 대비 286억 달러(약 34조원) 감소한 3조202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감소세는 지속됐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중국 외환보유액이 한달 평균 약 1000억 달러씩 빠져나갔던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조지 소로스 등 글로벌 헤지펀드 '큰 손'들이 중국 경기둔화, 미국 금리인상 등에 따른 위안화의 빠르고 지속적인 절하를 예상한 것과 달리 최근 위안화 환율이 다소 안정된 것이 자본 유출에 제동을 건 것으로 판단된다고 15일 보도했다.
렌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1월만 해도 '위안화 평가절하 지속'에 시장 중론이 쏠렸지만 2월을 지나면서 위안화 절하 전망을 크게 힘을 잃은 모습"이라며 "중국 인민은행 등 당국이 위안화 환율 변동성을 억제하면서 시장을 안정시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앞서 1월 말 역외은행 역내 개설 위안화 계좌에 중국 국내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적용하는 조치를 실시하는 등 위안화 자금을 다소 묶어 환율을 안정시키는데 힘을 쏟았다. 인민은행의 시장개입과 함께 시장 불안감이 다소 해소되면서 자본 유출 속도도 둔화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이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은 상당하다고 금융보(金融報)는 15일 보도했다. 중국 주요 거시지표가 부진한 성적을 지속하며 중국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함을 재차 입증했고 특히 수출이 급감해 우려된다. 또, 2월 외평기금, 외환보유고 감소폭이 다소 줄어든 데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설) 연휴 효과가 반영돼 있어 3월 자본 유출에 다시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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