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밴 대리점 … 카드사 수익보전 정책에 아사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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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1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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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신용카드 결제승인을 대행하는 밴(VAN)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연간 6700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카드사들이 긴축 재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카드사들은 밴수수료 절감을 통해 수익을 보전한다는 방침이어서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공밴 지정사업을 본격화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통과되자 밴업계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공공밴의 역할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세 가맹점에 대한 자문과 교육, IC단말기 전환사업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공밴은 영세 가맹점을 대상으로 밴 서비스와 함께 교육과 자문 등 공공의 목적에 맞는 범위에서 다양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공공밴 설립으로 카드사들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공공밴과 밴 대리점의 마찰이 불가피해진다. 지난 30년간 영세가맹점을 관리하던 밴 대리점의 퇴출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밴업계는 종사인력만 1만명이 넘는데 아무런 준비 없이 공공밴 도입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장 논리에도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미 카드업계가 1000억원의 기금을 출연해 영세가맹점을 대상으로 IC단말기 무상 교체 작업에 진행 중인 터라, 이번 공공밴 지정사업은 밴 대리점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는 지난해부터 IC단말기 교체 사업자 3개사를 선정해, 영세가맹점의 단말기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밴 대리점으로서는 계속해 경쟁 상대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금융당국이 무서명거래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밴대리점들의 고민은 더 깊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수익보전을 위해 무서명 거래를 확대하도록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5만원 이하까지 카드사와 가맹점 간의 협의로 무서명거래가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카드사의 일방적 통보로도 가능해진다.

무서명거래가 확대되면 전표수거 비용 등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밴 대리점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렇자 밴 대리점은 극단의 조치까지 내세우고 있다. 밴 대리점으로 구성된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는 이달 23일 무서명거래 확대를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협회는 앞서 지난달 말 무서명거래 확대 시행 시 가맹점 내 사인패드를 회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 카드사에 보내기까지 했다.

오는 23일 오후에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500여명의 밴 대리점 관계자가 모일 것으로 보인다.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협회는 무서명 거래 확대가 밴 대리점의 생존권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집회를 통해 강력하게 입장을 표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서명거래가 확대되면 소비자들은 간편하고 신속하게 결제할 수 있지만 카드사와 밴업계는 상호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이기 때문에 추후 협의가 필요하다"며 "5만원 이하 전표 매입 수익이 떨어지는 만큼 이익을 보존해줄지, 5만원 이상 결제 건에 대한 수수료를 올려줄지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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