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국민의당이 오는 18일부터 광주 지역 국회의원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숙의배심제를 실시한다. 그러나 가족, 직장동료 등 특수관계자 제척 기준에도 불구하고 각 후보들이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접촉을 시도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종현 국민의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6일 서울 마포구 소재 국민의당 당사에서 숙의배심원단 경선 계획을 발표했다.
숙의배심제란 일반 유권자와 학계, 시민단체, 직능단체 등에서 선발된 배심원단이 후보의 정책토론과 질의응답을 지켜본 후 분과별 숙의를 거쳐 투표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의 당원 배심원 투표제인 ‘코커스(Caucus)'와 유사하지만 투표권을 당원에게만 한정하지 않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국민의당은 '민감 지역'인 광주 지역 총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공정한 상향식 공천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각 후보들이 직계존비속 4촌 이내 배제 등 ‘제척’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이 시민단체와 접촉하는 등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현재 후보자와 인척 관계에 있거나 직장에서 1년 이상 같이 근무를 한 경우 등을 제척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기준이 시행세칙에 명시된 만큼 공정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지역은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을 제외한 총 6곳에서 숙의배심제를 적용한 경선이 오는 18일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국민의당 소속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서는 100% 숙의배심제가 적용된다.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이 없는 선거구에서는 숙의배심 경선결과 70%, 여론조사 결과 30%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경선은 국민의당 소속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에서 우선 실시된다. 광주 북구갑에서는 오는 18일 김유정, 김경진, 국성근 후보가 경선에 참가한다. 다음날인 19일은 서구갑에서 이건태, 송기석, 정용화 후보의 대결이 펼쳐진다. 이 2곳에서는 숙의배심 결과와 여론조사가 합산된다.
국민의당 소속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에는 숙의배심 결과가 100% 적용된다. 광산구갑에서 오는 19일 김경록, 윤봉근, 김동철 후보가 맞붙는다. 같은날 북구을에서는 최경환, 김하중 후보가 경쟁한다. 다만, 북구을은 현역 후보가 없음에도 숙의배심 100%가 적용되면서 당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에는 광산구을에서 권은희, 고원, 최선욱 후보가 경선 레이스를 펼치고, 같은날 동구남구갑에서는 장병완, 정진욱, 서정성 후보가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숙의배심원단의 경선 결과, 최다득표자가 전체의 40%를 얻지 못할 경우, 1위와 2위 득표자 간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경선 비용은 후보자 부담이 원칙이다.
숙의배심원단은 총 100명으로 구성되고 이 가운데 △일반 유권자 50% △학계 20% △시민사회단체 15% △직능단체 15% 등의 비율을 차지한다. 즉, 현재로선 숙의배심원단 예상 인원이 100명이기 때문에 안심번호를 통한 일반 유권자가 50명, 학계 20명, 시민단체 15명, 직능단체 15명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배심원단 중 일반 유권자를 제외한 전문가 집단은 총 50명인데, 국민의당은 이를 위해 총 420명의 후보군을 구성한 상태다. 6개의 경선 지역에 배심원단이 각각 50명씩 투입되면 최대 300명 안팎의 인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배심원단의 불참 등을 대비한 예비 인원이 총 120명인 셈이다.
숙의배심원단은 광주 지역 학계단체 7개, 시민사회단체 84개, 직능단체 39개 등에서 모집 추전을 받았다.
김종현 국민의당 중앙당 선관위원장은 “부정 투표를 방지하기 위해 배심원단의 중복 등록은 금지했다”며 “약 4시간에 걸친 숙의배심제 경선을 통해 시민들의 의사가 공정하게 반영된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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