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광표 기자 = 관혼상제 중 유독 우리나라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이 바로 장례다. 장례를 잘 치르는 것이 효도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상조산업이 하나의 시장으로 형성되면서 크게 성장해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과연 상조가입을 꼭 해야 할까’, 혹은 ‘상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장례를 치를 때 손해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문에 대해 현직 장례지도사로 활동 중인 박민재 장례지도사는 상조이용은 필수로 권하면서도 상조가입은 선택사항일 뿐이라고 말한다.
박 지도사는 상조이용이 필수라는 이유로 상조의 두 가지 필요성을 강조한다.
상조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다. 장례식장은 장례 기간에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상조회사는 임종 전부터 상담을 시작해 장례식 종료인 탈상 후에도 서비스가 이어진다. 장례식장에서 치를 경우 발인 이후에는 비전문가인 버스기사나 캐딜락 기사가 화장장, 봉안당까지 운전과 안내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상조에서는 소속 팀장급 장례지도사들이 장지까지 정장하고 봉안당에 봉안한 순간까지, 더 나아가 장례 3일 후 치르는 삼우제까지 돕기도 한다.
또한, 상조업체는 장례기간 중 필요한 서비스와 용품을 제공하는 여러 업체들과 연계되기 때문에 운구차, 화환, 떡, 영정사진, 수의, 관, 유골함 등 장례용품과 캐딜락, 장지버스, 화장장, 봉안당(납골당), 제사음식 등에서 선별된 업체들로 네트워크망이 구성되어 있어 최적화된 장례식이 가능하면서도, 일일이 접촉할 필요 없이 담당 장례지도사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만 가능하다.
이렇게 객관적인 장점이 있음에도 상조가입은 선택일 뿐이라고 하는 배경은 상조에는 미리 가입할 필요 없이 후불제 상조를 이용해도 충분하다.
이전에는 상조업체에 불입금을 납입하고 장례가 발생할 경우 장례식을 진행했는데 장례 발생 전에 상조회사가 문을 닫으면 선불금을 찾지 못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고, 사회적인 문제로도 번지고 있는 상태다. 후불제 상조는 이런 선불방식 상조에 미리 가입할 필요 없이 장례를 모두 치르고 지불해도 충분히 기존 상조업체들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 지도사는 “현재의 후불제상조업체들은 초기 선불제상조에서 근무하던 장례지도사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독립해 후불상조의 필요성을 느끼고 세운 곳들이 대부분이며, 보통 의전팀, 1인의전이라 부른다”며 “메이저 상조사들보다 인지도가 다소 낮지만 그만큼 광고, 홍보비를 쓰지 않기 때문에 100~200만원 정도 저렴하면서도 서비스 품질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규모가 큰 업체들이 예부터 구성한 서비스 품목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1인의전, 프리랜서의 장점을 살려 각 상주가 원하는 방식대로 대처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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