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성균관 유생'들이 드라마를 제패했다. 지난 2010년 방송된 KBS2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개성강한 연기를 펼친 배우 송중기(31)와 유아인(30)이 최근 브라운관에서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5월 26일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제대한 송중기는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택했다. '제대하자마자 군인 역이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송중기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태양의 후예'는 연일 최고 시청률 기록을 기록하며 꿈의 시청률 30%를 목전에 뒀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는 군인 송중기가 배우로 돌아오는 시간을 벌어줬다. 그가 연기하는 유시진이 특전사 대위라는 점도 도움이 됐다. 갓 제대한 송중기가 구사하는 '다나까' 어투는 작품에 무리 없이 스며들었다. 유시진이 말끝마다 붙이는 '~말입니다' 체는 전국민의 유행어가 됐다.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송중기는 "~말입니다"를 군대에서 자신도 많이 썼던 말이라고 했다.
수목극을 '태양의 후예'가 꽉 잡고 있다면 월화의 주인공은 SBS '육룡이 나르샤'다. 그리고 극의 중심엔 이방원 역의 유아인이 있다.
평소 자유롭고 거침 없는 이미지의 유아인에게 고려 변방의 무장세력 이성계의 아들이자 강한 군주 태종 이방원은 적격이었다. 이미 1000만 관객을 불러들인 영화 '베테랑'에서 잔인한 재벌 3세 조태오를 맡아 선 굵은 연기를 펼친바 있기에 극의 중심축을 형성하기에 무리가 없었다. 지난해 10월 12.3%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현재 16%대까지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동시간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두 사람이 될 성 부른 떡잎이라는 건 이미 '성균관 스캔들'에서 증명됐다. 당시만해도 신인이었던 송중기는 이 작품 이후 SBS '뿌리깊은 나무',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에서 주연을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여색과 음주가무를 밝히면서도 사실은 능구렁이 같은 얼굴 뒤에 누구보다 깊은 속을 감추고 있는 유생 구용하 역을 자기 옷처럼 소화한 덕이다. 여자임을 감추고 성균관으로 숨어든 김윤희(박민영 분)의 든든한 조력자 구용하로 송중기는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김윤희의 또 다른 조력자이지만 구용하와 180도 다른 매력을 가진 '성균관의 불량유생' 문재신 역은 유아인이 맡았다. '걸오(桀鰲, 미친 말)'이라는 별명처럼 통제할 수 없는 불량아 문재신은 극에서 갈등을 유발하고 로맨스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을 톡톡히 했다. 2003년 KBS2 '성장드라마 반올림#1'을 통해 얻은 '아인 오빠'라는 수식어를 이 작품을 통해 완벽히 벗었음은 물론이다.
공교롭게 두 사람은 '성균관 스캔들'에서 어릴 때부터 우정을 쌓은 돈독한 사이로 등장했다. 이런 좋은 인연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져 유아인은 '육룡이 나르샤'로,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로 나란히 월화수목 TV드라마를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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