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북한 지도부의 자금줄을 전방위로 차단하는 제재조치들을 담은 새로운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번 행정명령에는 직접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을 제재한다는 내용의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이 포함됐다. 의회 통과된 대북제재법에 따라 인권 침해, 사이버 안보, 검열, 대북한 수출 및 투자 등에 대한 부문별 포괄적 금지 조항이 포함됐다.
특히 미국의 독자 제재 조치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수송과 광물, 에너지, 금융 부문을 포괄적으로 제재하는 조항이 담겼다. 이에따라 북한의 수송과 광물, 에너지, 금융분야에 종사하는 개인의 자산에 제재를 가하도록 했다. 이와함께 금속과 흑연, 석탄, 관련 소프트웨어를 북한과 직·간접으로 거래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눈에 띄는 것이 북한 정권의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는 국외 노동자 송출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사상 처음으로 포함된 점이다. 북한의 국외 노동자들이 벌어들이는 임금은 북한 정부와 노동당의 자금원으로 이용되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북한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거론되기도 했으나, 최종안에서는 빠졌었다.
이번 행정명령은 대부분 지난달 미국 의회를 통과한 대북제재 강화법을 이행하는 시행령의 성격이지만, 노동자 국외 송출은 법률을 뛰어넘는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행정명령은 북한이 지난 1월과 2월 감행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이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달 초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과 지난달 미국 의회를 통과한 대북제재 강화법의 이행을 촉진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 행정명령은 북한의 주민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 정부와 미국을 위협하는 행동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는 북한 정부와 노동당의 자산과 이익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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