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전문가' KB·하나 '은행맨'… 금융지주 자회사 CEO 인사 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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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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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 황종섭 하나저축은행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윤웅원 KB국민카드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사진=각사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신한·KB·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인선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올해 인사의 특징은 신한금융이 해당 업계 출신의 전문가를 주로 선임한데 반해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은행 출신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특히 KB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은행맨'을 주요 CEO 자리에 앉힌 것은 같지만 KB는 전략통, 하나는 영업통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전문성'을 강조한 자회사 CEO 인사를 실시했다. 각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은행 출신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지 않겠다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번에 선임된 이병찬 신임 신한생명 사장은 삼성생명, 신한생명 등 보험사에서만 30년 넘게 재직한 보험 전문가다. 특히 2002~2007년 한동우 회장이 신한생명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 이때 능력을 보고 신한생명 사장으로 발탁했다는 평가다.

3연임에 성공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역시 신한증권 출신의 증권 전문가다. 앞서 이휴원, 이동걸 전임 사장들은 모두 은행 출신이었다. 하지만 한동우 회장이 증권사의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신한은행 출신 낙하산 사장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며 2012년 신한을 떠나 있던 강 사장을 발탁했다.

이달 초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실시한 하나금융은 신한과 대조적으로 은행 출신을 전면에 배치한 모습이다. 

하나생명·하나카드·하나저축은행·하나에프앤아이·하나금융투자 등 이번에 새로 선임된 5개 계열사 CEO 중 하나금융투자를 제외한 4명은 은행원 출신이다. 이들은 모두 영업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영업력을 중시하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권오훈 하나생명 사장 후보는 외환은행 출신으로 2013년부터 해외 사업을 총괄했다. 황종섭 하나저축은행 사장 후보 역시 하나은행에서 서울 용산, 영남 지역 영업 총괄과 영업추진본부장 등을 맡은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하나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정수진 하나저축은행 사장은 지역영업본부장과 리테일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KB금융지주 역시 은행 출신을 전면에 배치했다. 하나금융이 영업통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KB금융은 재무·경영관리 경험이 많은 전략통을 발탁했다.

회계사이자 KB금융 CFO(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인 윤종규 KB금융 회장 본인이 꼼꼼한 전략가 스타일이 때문에 전략통을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윤웅원 KB국민카드 대표은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재무, 전략, 경영관리 등을 두루 거친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역시 KB금융지주 재무와 HR, IR총괄 부사장, 전략담당 상무, 이사회 사무국장 등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특히 양 대표는 2013년 12월 상무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전무와 부행장을 건너뛰고 부사장에 올라 윤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계열사 CEO 인사는 각 금융지주 회장들의 스타일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면서 "특히 차기 회장 후보 구도의 윤곽이 어느 정도는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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