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두 자녀를 둔 40대 직장인 김지석씨는 최근 급성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백혈병은 과거 대표적인 난치병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김씨는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혈액줄기세포 선별·분화법을 통해 우수한 골수세포를 이식받아 빠르게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적혈구·백혈구 등의 혈액세포를 만드는 조상인 '혈액줄기세포'의 분화능력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또 기능이 뛰어난 혈액줄기세포를 확인하는 방법도 밝혀냈다. 이 방법이 상용화되면 혈액세포가 필요한 백혈병 환자에게 우수한 줄기세포를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20일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대학교 김효수 의과대학 교수과 백성희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혈액줄기세포 중 가장 젊고 분화 능력이 뛰어난 최상위 세포에 '카이-원' 분자가 있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혈액줄기세포는 골수에 있는 혈액세포의 조상으로, 피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최상위 줄기세포는 전체의 0.01%에도 못 미친다.
연구팀은 카이-원 분자가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의 다크 단백질과 합쳐지면 최상위 혈액줄기세포를 활동 없이 잠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세계적인 줄기세포 학술지인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의 18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복지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줄기세포를 젊음과 기능을 유지한 채 잠재워 저장하고, 필요할 때 깨워서 신속하게 환자 치료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잠재운 혈액줄기세포를 깨워 증폭시킬 수는 있었지만 이런 세포는 피를 만드는 기능이 점점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백혈병과 악성빈혈과 같은 골수기능부전증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골수이식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복지부의 선도형세포치료연구사업단과 연구중심병원육성 연구개발(R&D) 지원사업, 미래부의 줄기세포선도연구팀 육성사업과 리더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 아래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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