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종업원들은 이 사건이 지역사회 기득권층과 유흥업소 업주 간의 유착관계로 인해 축소되고 은폐됐다고 주장하며 그동안 업소에서 그녀들이 경찰, 검사, 판사, 공무원 등을 접대한 장부를 공개했다.
지난 해 11월 20일 오전 0시 45분. 여수의 한 유흥주점에 여성이 쓰러졌다는 신고를 받고 119 구급대가 도착했다. 기도가 막힌 채 질식 상태로 발견된 여인은 해당 업소의 실장 서은아(가명) 씨.
현재 업주는 그날 자신이 서(가명) 실장을 때리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업소의 여종업원들은 그날도 어김없이 실장이 맞는 소리를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게다가 그녀는 오랫동안 업주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왔다고 했다. 그런데 동료들은 왜 그동안 폭행 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걸까?
서은아(가명) 씨가 쓰러진 지 5일째 되던 날. 업소의 여종업원 9명은 광주의 한 상담소를 찾아갔다. 업주와 지역 고위층과의 유착관계가 의심돼 여수의 어느 곳에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는 9명의 여종업원들.
속칭 마이킹이라고 불리는 거액의 선불금을 무리없이 지급해줄 만큼 업소는 탄탄한 곳이었고 업주는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지역 사회의 인맥을 과시했다고 한다. 업소를 드나드는 손님들 중에는 지역 경찰, 고위 공무원이 있었기에 업소의 여종업원들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온 업주의 폭행을 묵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게다가 실장들은 “외교”라는 작업을 통해 손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고 한다. 전화번호는 물론 직장까지 파악해 집중적으로 고객을 관리해왔다는 업주.
상담 소장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사건에 판사 성매수자가. 판사랑 검사, 공무원들 이렇게 파트너가 있어요”라고 말했다.
여종업원들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이 접대한 손님들의 번호를 반드시 알아내 실장에게 넘겨줘야 했다. 그럴 목적으로 평소 여종업원들이 작성해 놓은 장부에는 손님들의 이름과 인상착의, 직업 그리고, 2차 접대 여부까지 상세히 적혀있었던 것. 이 장부를 업주와 지역 유지들의 유착관계의 증거로 경찰서에 제출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장부 내용에 대해 조사를 맡은 경찰이 알고 보니 그 장부에 적힌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전 S주점 여종업원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인터뷰에서 “(다른 언니) 장부에 제 이름이 적혀 있었거든요. 그때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은 기억이 나요. 근데 그 사람이 경찰팀장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단순 질식사라는 업주 측의 입장과 폭행에 의한 사망이라는 여종업원들의 주장을 밝혀줄 유일한 목격자는 업소 내에 설치돼 있던 CCTV. 그러나 사건 직 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업소 주인은 원래부터 전시용 CCTV일 뿐 실제 작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여종업원들은 당일 분명히 작동됐고 사건 직후 업주 측에서 급히 빼돌렸을 거라는 것.
술과 성매매를 통해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던 유흥주점의 여종업들이, 동료의 사망사건을 계기로 그녀들의 고객들을 상대로 벌이는 진실 게임. 이번 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그녀들의 눈물겨운 싸움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9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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