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추가 발표 미뤄진다…특허 10년에 '시한부' 없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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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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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승길 = 정부가 그간 논란이 된 '5년 시한부' 면세점 특허기한을 10년으로 늘리고, 기간 만료 시 특허 갱신을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여부와 개수에 대한 결론은 4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새로 문을 연 면세점들이 유명 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만큼 특허 추가발급에 앞서 시장 상황을 좀 더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20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면세점 제도개선안'을 이달 말께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문화관광연구원이 함께 참여하는 '면세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만든 방안을 놓고 지난 16일 공청회를 열었다.

정부는 공청회 논의를 바탕으로 가장 먼저 특허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고, 특허기간이 끝나도 갱신을 허용하는 방안을 재도입하는 한편 이를 현재 면세점 운영업체들에 소급적용해주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2012년 홍종학 당시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관세법 개정안이 통과돼 면세점 특허 기간이 5년으로 제한된 뒤 면세점 운영에 대한 시장 불확실성이 커져 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면세점 사업자의 특허 기간이 만료됐을 때 갱신을 허용하지 않고 신규 진입을 원하는 다른 업체들과 원점에서부터 다시 입찰과 심사를 거치도록 한 이른바 '제로베이스' 원칙이 비효율적이라는 데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존 사업자에게 결격사유가 없다면 최소 1차례 이상 특허를 갱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TF 관계자는 "지난 관세법 개정으로 특허 기간이 단축되고 갱신제도가 없어져 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업체들이 영업하기 어려워졌다"며 "이번 개선안 발표때 이런 부분이 무게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서울에 신규 시내면세점을 추가할 경우 최소 두 곳 이상으로 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2014년 서울 관광객이 전년대비 157만명 증가했다는 정부 공식 통계를 근거로 최대 다섯 군데까지 면세점을 새로 허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규 면세점 설치 근거인 관세청의 현행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를 보면 광역지자체별 외래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30만명 이상 증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30만명당 1곳씩 적용하면 서울에 5곳을 설치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TF도 공청회 보고서에서 "서울지역에서는 외국관광객의 주요 방문지를 중심으로 신규 특허를 추가로 부여해 면세점 사업의 지속적 성장을 꾀하고 관광 활성화를 모색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이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면세점 신규 특허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업체가 난립하면서 상품에 대한 고객 신뢰와 서비스 질이 떨어져 산업 전체적으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작년에 새로 특허를 받은 시내면세점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를 못 하고 있는데 업체 능력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지, 심사에서 탈락한 롯데와 SK가 영업을 연장하면서 업체 수가 많아진 탓인지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관점에서 면세점 특허제도를 신고·등록제도로 변경할 경우 부작용이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달 말에는 우선 특허기간 연장과 갱신 허용 등을 담은 제도 개선안을 우선 발표한 뒤 특허 발급을 담당하는 관세청에서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오는 4월 이후 신규 업체 수를 최종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부는 2012년 관세법 개정에 따른 첫 시내면세점 심사가 이뤄진 작년 11월 기존 특허권을 잃게 된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 면세점은 이달 말 발표될 제도개선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고품 소진을 위해 임시로 연장 영업을 하고는 있지만, 이미 특허기간은 지났기 때문에 법률상 소급적용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SK와 롯데 월드타워점은 이미 특허가 만료된 상태라서 갱신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면세점 자리가 생기면 다른 관심이 있는 기업들과 함께 경쟁입찰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면세점 제도 개선과 관련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가 신규로 늘어나면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이 이를 따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는 등 신규 특허가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의 영업 자동 연장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신규 특허를 발급할 때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두고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심사위원들이 (SK·롯데 탈락을 둘러싼) 그간의 논란을 심사에 반영할 수는 있겠지만, 결과는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매출의 0.05%로 매우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온 특허수수료는 0.25%∼0.5%로 5∼10배 인상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이달 말 면세점 제도 개선안 발표 후 오는 4월께 기재부와 문체부 등 관련 부처 합동으로 '관광산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관광활성화대책에 면세점산업 육성 방안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현재 관련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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