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올해 미국 경제는 지난해와 유사한 성장세가 예상되며, 중국 경제도 정상화 과정을 거치겠지만 성장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수출 경로를 통해 1차적 충격을 입고, 글로벌 금융불안이 발생할 경우 2차적 충격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세계 경제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하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제도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원장은 "현재 세계 경제는 경기적 침체가 아닌 구조적 저성장에 빠져 있다"며 "오랜 세월에 거쳐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적 같은 해결책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올해 세계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할 경우 그동안 과다한 부채와 과잉 유동성 자금으로 유지됐던 소비가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지속 가능한 성장세가 꺾이고 세계 경제에 침체를 불러오거나 금융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 경로를 통해 1차적 충격을 겪고 금융불안 발생 시 2차적 충격도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경우 6.5%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 성장세가 10%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중국 정부가 과잉 대응에 나서면서 단기적으로는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원장은 "이 같은 위험 요인이 현실화되면 예상치 못한 자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갑작스런 자본 유출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대해 이 원장은 "미국의 경기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며 "하지만 수출 등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예상보다 작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0.50%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특히 올해 4차례로 예상됐던 추가 인상은 2차례로 줄어든 상황이다.
그는 "미국 경제가 통화정책의 효과 없이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세에 돌입할 경우 이자율을 정상화하는 게 중장기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며 "이 경우 한국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지만 한은 기준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내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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