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개인간(P2P) 대출업체와 저축은행의 연계를 두고 업계 내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담보대출을 위주로 하는 저축은행은 P2P와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신용대출을 주로 하는 저축은행들은 P2P 연계대출이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 않아 우려가 앞선다는 반응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동부저축은행은 부동산 P2P 금융 플랫폼인 테라펀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테라펀딩은 부동산 담보 채권 투자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로 건물 신축에 필요한 공사자금 등을 대출한다. 동부저축은행도 자산의 대부분을 담보 대출로 운용하고 있어 이번 제휴는 양사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제휴를 모색하는 것은 고객이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채널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라며 “P2P 업체와 상생하는 수단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테라펀딩의 고도화된 심사평가 모델과 동부저축은행의 부동산 담보대출 전문성이 결합하면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아직 사업모델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으나 테라펀딩을 이용한 부동산 사업자가 완공 뒤 투자금 상환 등 자금이 필요해 2금융권을 이용할 경우, 우선적으로 동부저축은행의 담보대출을 소개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그러나 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한 이번 제휴와 달리, 신용대출 위주의 사업을 펼치고 있는 다수의 저축은행들은 투자자 보호 등 제도적 보안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P2P업체와의 연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 P2P업체에는 투자자 안전장치가 전무하다.
동부저축과 제휴를 맺은 테라펀딩 같은 부동산 전문 P2P는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투자금을 보호하는 안전판이 마련돼 있다. 반면 신용대출의 경우 P2P 대출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투자자는 고스란히 투자금을 날릴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P2P업체에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없어서 대출자가 개인 회생을 신청하면 투자자들이 원금도 못 받는 구조”라며 “P2P업체와의 제휴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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