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심사가 110일을 넘기면서 방송통신 역사상 최장기간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장기화되는 심사에 경쟁 업체 간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1일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과의 M&A 인가를 신청했다.
이날 기준으로 110일이 지나면서 지난 2002년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합병 105일을 넘어선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과거 이통 3사의 방송통신 분야 M&A에 걸리는 시간이 60일 전·후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심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통상 M&A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의의 기업결합 심사 의결이 이뤄진 다음에 미래부와 협의 절차가 진행된다.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와 사전 동의 절차를 거쳐 M&A 승인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부터 M&A의 경쟁 제한성 등을 심사해왔다. 하지만 법정 심사 기한인 30일을 다 쓰고, 연장 가능한 90일을 더했지만 여전히 심사 윤곽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M&A 심사의 첫 단추인 공정위의 심사가 길어지면서 이통 3사의 경쟁은 과열되는 양상이다. 경쟁사 간 논리는 배제한 채 비난만 난무하는 진흙탕 같은 싸움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이달 말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조건부 승인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4월 13일 총선과 여론 등을 감안해 독과점과 시장 점유율에 대한 시정 조치를 덧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통신 분야 결합이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길어지는 정부 심사 과정으로 통신업계의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을 지적했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의 M&A 건은 방송과 통신의 '혼합결합'이라는 점에서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면서도 "정부가 시간을 끌 수 밖에 없다는 투명하고 구체적인 공개 정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표한 '2015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가 향후 M&A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014년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 시장 점유율은 51.1%로 이동전화 시장 점유율 49.9%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는 시장 지배력 전이를 명확하게 입증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이동전화 가입자 점유율은 2002년 53.2%에서 2015년 44.8%로, 이동전화 매출액 점유율은 2002년 60.3%에서 2014년 49.6%로 각각 떨어졌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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