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정등용·김온유 기자 = 국내에서도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면서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 8월에는 최대 발병국인 브라질에서 올림픽이 열리게 돼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감염자 추가 유입과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이런 우려를 누그러트린다는 계획이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22일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모기 유충과 성충의 방제·검역을 펼쳐 지카바이러스의 추가 발생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달 초부터 감염 매개체인 흰줄숲모기의 개체 수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조사 지역을 더 넓히고 감시망은 촘촘히 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첫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등 추가적인 역학조사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 환자가 이용한 국적기와 선박 등에 대한 방역작업은 마쳤다.
질본 측은 국민들에겐 지카바이러스 발병국에 다녀온 뒤 발열과 근육통, 발진 등의 의심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대한체육회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체육회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질본 등과 함께 지카바이러스를 비롯한 선수단 건강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체육회는 참가 선수들에게 모기기피제와 긴소매 상의를 지급하고, 대회에 앞서 브라질로 전지훈련을 가는 종목 선수단에겐 황열주사 등을 맞히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편 감염병 전문가들은 지카바이러스는 메르스와 달리 감염 위험성이 매우 낮다며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엄중식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카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이 현실화된 점은 안타깝지만, 메르스처럼 유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공중보건학 관점에서 메르스와 지카바이러스는 분명 다르다"고 말했다.
매르스가 침과 같은 신체 분비물로도 전염되지만 지카바이러스는 모기, 성관계 등 전파경로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신종 감염병인데다 최대 발병국에서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만큼 개인위생과 방역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훈 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리우올림픽 이후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 많이 유입될 수 있고, 여름철 덥고 습한 날씨와 맞물려 흰줄숲모기의 증식이 이뤄진다면 이로 인한 감염을 배제할 수 없다"며 "방역에 철저히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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