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국립중앙도서관 문학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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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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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관 2층 '라키비움'(larchiveum) 문학실 공개…1층 전시실 재개관하며 첫 전시회 개최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라키비움'(larchiveum).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대중화한 단어가 아니지만, 서구 유럽에서는 이미 지난 2008년경부터 도서관을 중심으로 널리 쓰여 온 말이다. 이는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s)·박물관(Museum)의 합성어로, 이용자에게 다양한 정보자원을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을 뜻한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임원선)은 22일 라키비움으로 탈바꿈한 본관 2층 문학실(870㎡)을 공개했다. 아울러 이용자들이 도서관 자료를 주제별로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새롭게 꾸민 본관 1층 전시실(337.5㎡)도 선보였다.

◇ 도서관에 있는 '나만의 서재'…북카페 같이 편안한 라키비움

국립중앙도서관은 22일 '라키비움'으로 새롭게 꾸민 본관 2층 문학실을 공개했다.[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문학실은 독서는 물론이고 한국문학의 토대가 된 근대문학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자료실로 재탄생했다. 기존의 5단 서가 대신 3~8단 복식서가와 유리진열장, 북카페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 116석이 배치됐다. 또한 한국근대문학 '연대기 코너'와 시·소설·희곡 대표 작가와 작품을 전시하는 '장르별 코너' 등이 마련돼 스토리가 있는 복합문화서비스 공간으로 조성됐다.

근대문학부터 최근 3년간 출간된 문학이론, 한·중·일·영미 세계문학까지 총 2만8000여 권의 장서가 있음에도 여유로운 공간이 인상적이다. 라키비움을 설계한 임호균 연세대 실내건축학과 교수는 "시간, 사건, 공간 세 가지를 아우르는 곳이 되도록 기획했다"며 "문학실 가운데를 관통하는 넓은 터널은 '시간의 연속성'을, 중간에 삐져나오는 사선들은 '시간 속에 벌어지는 사건들'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도서관 측은 "근대문학 연구자를 위한 자료열람서비스, 문학자료 제공은 물론이고 국가·장르별 장서 구성으로 이용자 중심 서비스를 차별화했다"고 밝혔다. 

23·24일 이틀간은 국내 유일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인 이광수의 '무정' 재판본(1920)을 비롯해 백석의 '사슴' 초판본(1936), 서정주의 '화사집' 특제본(1941) 등 희귀자료 3권을 공개한다. 이 밖에 김동리와 박목월의 유품·작품 30여 점도 전시한다.

◇ 문학상으로 보는 문학사…"물성(物性)으로의 복귀"

22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그날의 영광, 내일의 기대: 국내 문학상 수상 작품展’. [사진=국립중앙도서관 제공]


본관 1층 전시실에서는 다음 달 24일까지 '그날의 영광, 내일의 기대: 국내 문학상 수상 작품展'이 열린다. 

국내 문학상 총 82개, 13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1939년 일제 강점기에 시작된 '조선예술상',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 그리고 1970~80년대 문단의 권위를 보여주던 '이상문학상' 등 국내 문학상의 사회적 역할과 위상의 변화를 다룬다. 또한 손보미, 최진영, 박성준, 박준 등 문학상을 수상한 신인 작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 문학상의 의미와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문학의 방향에 대해 알아본다.

임원선 관장은 '물성으로의 복귀'를 강조하며 "문학상은 좋은 작품을 골라내고 작가를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문학과 작가의 성장을 기대하는 독자들의 바람이 투영되어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실 맞은편에는 1945년 개관한 국립중앙도서관의 70년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전시가 펼쳐진다. 여기에서는 지난해 달성한 '1000만 장서' 현황, 우리나라 도서관 역사의 주춧돌인 박봉석 초대 부관장의 업적과 저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올 연말 선보일 기록매체박물관(가칭)은 수록(저장), 필기(생산), 재생매체의 변천사를 살필 수 있는 체험·교육의 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 전시실과 로비 벽면 등 총 920㎡를 활용하게 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선사시대(바위, 동굴벽, 뼈, 점토판 등) △역사시대(죽간, 목편, 파피루스, 종이 등) △시청각 매체(필름, 사진, 음반, 카세트 등) △인쇄·전자 매체(종이, 자기테이프, 디스크, 외장용 메모리 등) △석영광학저장기술(Migration free preservation) 등 기록매체의 변천사를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임 관장은 "도서관은 이제 단순히 책을 보는 장소가 아니라 변화의 시대, 인류의 지성을 대표하는 정보와 소통의 공간이자 문화를 향유하는 교육적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국가대표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이 도서관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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