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거침없는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웠던 중국 안방보험이 최근 추진 중인 미국 호텔체인 인수사업이 중국 당국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화신망(和訊網)은 중국 보험 당국인 보험감독관리위원회(이하 보감회)가 규정위반을 이유로 안방보험의 '스트래직 호텔 앤 리조트'와 '스타우드 호텔 앤 리조트' 인수를 반대할 전망이라고 23일 보도했다. '보험회사 해외투자 제한 규정' 위반이 이유다.
보감회에 따르면 중국은 보험회사가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 규모를 총자산의 15%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안방보험이 제시한 스트래직 호텔과 스타우드 호텔의 인수가는 각각 65억 달러, 132억 달러로 총 197억 달러(약 23조원)다. 이는 안방보험의 총자산 8000억 위안(약 146조원)의 15%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제한규정을 위반한 안방보험의 해외투자를 보감회가 승인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안방보험은 스트래직 호텔을 인수하기로 한 지 얼마되지 않아 메리어트가 거의 손에 넣은 스타우드 호텔에 132억 달러의 인수가를 돌발 제시했다. 안방보험의 '새치기'가 성공하는 듯 했지만 지난 21일 메리어트가 이보다 높은 136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일단 밀린 상태다. 현재 안방보험은 더 높은 인수가 제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가가 크게 높아진데다 보감회까지 이를 막아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방보험의 거침없던 인수·합병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래직 호텔은 합의된 65억 달러에 인수하되 스타우드 호텔은 포기할 것이라는 데 시장 중론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감회의 해외투자 제한 규정은 보험료 수익을 인수자금으로 활용할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며 "안방보험이 호텔 인수자금을 다른 루트로 조달하면 승인없이 모두 사들일 수 있어 스타우드 호텔 인수 재도전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4년 뉴욕 맨해튼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매입을 시작으로 금융, 호텔을 중심으로 글로벌 유명기업을 빠르게 사들이고 있다. 안방보험은 현재 한국의 동양생명은 물론 벨기에 델타로이드 은행, 네덜란드 보험사 비밧, 미국 보험사 피델리티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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