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무소속 출마' 유승민 당선되면 박근혜 대통령 리더십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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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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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민, 탈당계 제출 결심 굳힌 듯…주호영ㆍ권은희ㆍ류성걸ㆍ김희국 대구무소속연대 결성 주시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20대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심사에 대구 동구을에 신청한 유승민 의원이 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이 결국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친박(친박근혜)계의 “스스로 고사하라”는 불출마 압박에도 1주일 넘게 침묵을 지켜온 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위한 데드라인인 23일 오후 탈당계를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탈당계는 늦어도 23일 밤 12시까지는 제출해야 한다.

원내대표 자진 사퇴에 이어 강제로 공천까지 배제되는 수모를 겪는 유 의원으로서는 박 대통령에게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 두 차례 정치적 보복을 당했다는 명분을 축적했다.

대구에서는 ‘유승민 동정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이 선거 개입 논란까지 감수하고 대구를 찾아 ‘진박(진실한 박근혜 사람)’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진박6인방 중 겨우 절반만 살아남았다.

오히려 수도권으로 역풍까지 우려되는 등 박 대통령과 친박계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각인되고 있다. 실제 지난 주 유승민계와 친이계 등 비박계 공천대학살 이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크게 빠졌다.

유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 대구의 선거 구도는 사실상 ‘유승민 대 박근혜’로 짜이게 된다.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의 한판 승부가 되는 셈이다.

대구 민심은 여전히 박 대통령에 대한 애정이 굳건하지만, ‘유승민에게 해도 너무했다. 유승민이 아깝다’는 싸늘한 비판여론도 만만치 않다.

공천에서 탈락한 3선의 주호영(대구수성을) 의원, 권은희(대구북갑)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류성걸(대구동갑), 김희국(대구중남)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유승민계의 무소속 연대가 대구에서 돌풍을 일으킬지가 주목된다. 대구에서 유일하게 진박을 누르고 공천장을 따낸 친유승민계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도 암묵적인 연대 세력이다.

김무성 대표나 홍사덕 전 의원도 ‘친박 학살’로 불렸던 2008년 18대 공천에서 탈락한 뒤 친박연대를 만들어 생환한 전례가 있다.

특히 대구에서의 ‘유승민 바람’, 즉 ‘비박계 무소속연대’ 바람은 대구 수성갑에서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와 맞붙은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후보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더민주 김부겸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지지율로 새누리 김문수 후보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만약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과 더민주 김부겸 후보가 나란히 당선된다면 여야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TK(대구경북) 맹주 자리까지 꿰찰 수 있다. 지난 19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유 의원은 김무성 대표를 바짝 따라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에서 사실상 패배한 셈이어서 큰 치명타를 입게 된다. 임기가 2년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은 박 대통령은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퇴임 후 정치적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에서 대구 민심의 향배가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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