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출판사로 시작해 쓴맛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 '티스토어 북스' 적극 활용
6년간 전자책 1000여종 출판하며 '전자책 강자'로 부상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이북(e-book) 출판을 한다고 했더니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어떤 책들이 나오느냐'고요."
박용수(46) 마이디팟 대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전자책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이디팟은 국내 최초 전자책 셀프출판 사이트인 '북씨' 오픈과 함께 설립됐다. 5년 전부터는 로맨스 소설을 중심으로 장르소설 시장에 진출하며 20대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열혈'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전자책 서비스 업체 티스토어 북스(Tstore books)에 입점하며 출판 내공을 길러왔던 것도 성공의 요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마이디팟은 티스토어 북스 입점 후 매출이 두 배 가량 늘었다. 박 대표는 "입점 하자마자 매출이 늘어났건 것은 아니다"라며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을 단순한 수익처로 생각하지 않고 파트너로 여겼더니 좋은 성과가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종이책 출판사를 창업했다가 쓴맛을 본 후 2008년 전자책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엔 전자책 시장 자체가 작았고, 출간된 작품 수도 적다보니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안 한다고 할 정도로 회사 운영이 쉽지 않았지만, 전자책의 미래를 보고 2~3년 버티다 보니 시장이 커지며 숨통이 트였다"고 사업 초기를 회상했다.
전자책(제작·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09년 1160억원, 2010년 1925억원, 2012년 3139억원(문화체육관광부 자료) 등으로 매년 성장해 왔다. 시장 전체 매출액도 2011년 2600억여원에서 2013년 3400억여원(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마이디팟의 주력 분야는 로맨스와 판타지 같은 장르소설이지만, 처음엔 자기계발·어학·의학 등 일반도서를 출간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장르소설을 출간하게 됐는데, 일반도서 매출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결과가 나와서 '어쩔 수 없이' 장르소설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수천 건씩 달리는 독자 댓글들이 작품에 대한 인기의 방증"이라며 "이제는 작가 팬덤이 생길 정도로 전자책이 많이 성장했다"고 평했다.
전자책 출판 과정은 원고 검토, 편집, 표지 제작 등 종이책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책도 '어떤 작가를 만나느냐'가 관건일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지속적으로 작가를 발굴해내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좋은 작가가 없다면 출판사의 비전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마이디팟 편집자들은 매주 한 권씩 책을 펴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만만치 많지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않고는 생존하기 어려운 전자책 시장을 감안해 다들 힘을 내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의 이런 뚝심으로 마이디팟은 지난 6년간 1000여종의 전자책을 출판했다.
박 대표는 과학소설이나 추리물 등 상대적 비인기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신인 작가들의 출판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시장 지배적 사업자들이 전자책 출판까지 겸하는 등 갈수록 '레드오션'이 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회사에서 펴낸 로맨스 소설 '왕과 정령', 추리소설 '어느 형사의 짧은 휴가' 두 작품을 추천했다. "전자책도 이렇게 스토리가 탄탄하고 박진감 넘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손가락 넘김'으로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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