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6000억위안(한화 약 110조원)의 자금이 이르면 올 4분기부터 중국 증시에 투입될 예정이다.
중국 양로기금(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의 증시투자 시행규칙이 현재 제정 막바지단계에 있으며, 이르면 올 3분기부터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증권일보가 당국자를 인용해 23일 전했다. 매체는 3분기부터 양로기금이 각 운용사와 자금운용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할 것이며, 이르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증시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도했다.
현재 양로기금 잔액은 2조위안 규모이며, 이 중 30%가 주식시장에 투자될 수 있다. 산술적으로 최대 6000억위안이 증시에 유입될 수 있는 것. 다만 양로기금을 운용하는 각 지방정부들은 30%의 범위 이내에서 각자 주식투자비중을 정할 수 있는 만큼, 투자규모는 6000억위안보다 적을 수 있다.
중국 증시는 개인투자자들이 주력이며, 개인투자자들은 단타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증시의 안정성이 취약하다. 지난해 중국 증시파동때에도 개미들의 투매에 맞서 증시를 떠받쳐줄 버팀목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양로기금은 거대규모의 자금을 앞세워, 안전한 주식에 장기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 증시의 안정성측면에서는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사회과학원 세계사회보험연구센터 정빙원(鄭秉文) 주임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연기금투자자가 자본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라며 "양로기금의 증시참여로 인해 자본시장이 더욱 건전하게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생증권 리샤오쥔(李少君) 애널리스트 역시 "양로기금의 증시참여는 주식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주식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희소식이 양로기금의 증시참여"라고 말했다. 류위후이(劉煜輝)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실험실 주임은 "양로기금의 증시 투입은 현 시장의 투자자 구조를 개편해 더 많은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이고 중국 자본시장 가치를 더 높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재정부와 인사부는 지난해 8월 양로기금이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침을 공표했었다. 현재는 추가적인 시행세칙이 마련되고 있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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