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경제는 연초부터 저유가·저물가·저금리 등 이른바 ‘3저’에 신음하고 있다. 금리인상을 주도하던 미국도 중국경제 둔화와 유럽·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에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테러가 글로벌 경제 변수로 떠올랐다. 테러 위협이 유럽뿐만 아니라 올해 세계경제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올해 초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일찌감치 올해 글로벌 경제 위험요소로 테러를 지목한 바 있다. WEF는 지난 1월 올해 발생 가능한 경제변수 29개를 선정했는데 여기에 대규모 테러 공격이 포함 된 것이다.
실제로 테러로 인한 경제손실은 상당히 크다. 국제 싱크탱크인 경제평화연구소(IEP)는 지난해 발표한 세계테러리즘지수(GTI) 보고서에서 2014년 테러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529억 달러로 2000년에 비해 10배로 늘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편 유럽경제는 브뤼셀 테러 이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증시와 외환시장은 테러 소식에 순간 출렁였다가 낙폭을 만회하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테러의 반복은 1차적으로 유럽 핵심산업 중 하나인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인구의 이동 감소도 유럽경제의 부정적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당시에도 국내 여행사에서 파리 예약자들의 약 70%가 취소하거나 경로를 변경하는 등 손해가 컸다.
브뤼셀 테러 직후 유럽 증시는 바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항공·여행주는 크게 하락했다. 이날 호텔업체 아코르 주가는 5% 하락했고 에어프랑스-KLM, IAG, 루프트한자 등 항공사는 약 3% 떨어졌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유럽은 GDP 대비 여행 산업 비중이 8%, 기타 서비스업까지 합치면 12%로 상당하다”며 “특히 이번에 공항 테러로 여행 산업이 타격을 받고 소비 회복세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대북 도발이 간헐적으로 이어지면서 테러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 차원에서 테러에 대응한 경제 안정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브뤼셀 테러가 한국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테러 사태로 유럽 소비침체가 길어진다면 수출전선 등 2차, 3차 영향권에 들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유럽연합(EU)은 가전, 스마트폰 등 한국의 주요시장인데다 중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다. 당장 경제적 영향은 미미하지만 테러 수습이 오래갈 경우 우리경제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라며 “시차를 두고 세계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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