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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뿌리 보호를 위해 사용된 고무바가 뿌리분에서 제거된 뒤 검수를 받기 위해 나무둥지에 매어져 있다.
더욱이 세종시신도심(행복도시)에 식재되는 수목은 엄청난데도 고무바 사용에 대한 정확한 지침마저 없어 혼란을 키우고 있다.
행복청과 LH, 조경업체 등에 따르면 세종시신도심 건설에 따라 식재되는 수목은 소나무와 왕벚나무 등 수백종에 이른다. 정부세종청사를 비롯해 공원과 아파트 주변, 가로수 등에 수십만 그루가 식재되고 있다.
행복청은 신도심에 식재된 수목을 관리하고 푸른 숲을 가꾸기 위해 최첨단 수목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그러나 식재과정에서 뿌리분 밴드로 천연밴드가 아닌 고무밴드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밴드 제거를 놓고도 오락가락하는 행정을 보이고 있다. 천연밴드와 달리 고무밴드는 썩지 않기 때문에 식재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제거해야 한다.
실제로 A생활권의 경우 가로수에 식재된 소나무의 경우 밑둥 아래 곳곳에 너비 3㎝가량의 고무밴드가 드러나 있다. 벌겋게 녹슨 철사와 함께 묶여 있는 것으로 봐 수개월이 지난 것으로 보인다.
군락을 이뤄 식재된 소나무 가운데 한 곳은 제거한 고무바가 나무둥지에 흉물스럽게 묶여 있기도 했다.<사진>
LH 감독 관계자는 “고무밴드를 제거한 결과를 검수받기 위해 나뭇가지에 걸어 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재 이후 일주일가량 지나 고무밴드를 제거하고, 제거한 고무밴드는 한 곳에 모아둬 폐기물과 함께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공사 관계자는 “나무 식재 후 3~4개월 지나 자리가 안정된 시점에서 고무밴드를 제거했고, 아직 폐기 처리한 고무밴드는 없다”고 말해 감독의 말과 달랐다.
B생활권은 모두 8000여 그루가 식재됐다. 이 가운데 소나무의 경우 뿌리분 밴드로 일부는 천연밴드를, 일부는 고무밴드를 사용했다. 수종이 작은 나무 대부분은 고무밴드를 사용해 제거된 폐 고무밴드를 나뭇가지에 걸어놓았다. A생활권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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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신도심 수목 식재과정에서 나무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감아둔 고무밴드가 녹이 슨 철사와 함께 드러나 있다.
고무밴드 사용에 대해 LH 측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뿌리분 고무 밴드 미제거는 하자가 아닌 것으로 확정한 것’과 관련해 새로운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조경협회와 LH는 시공현장에 맞는 기준 개정을 촉구하고 고무밴드 사용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준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지난 2009년 고무밴드를 제거하고 나무를 심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D대학 조경학과 남정칠 교수와 조경전문가 등은 “수종에 따라 다르지만 뿌리 손상을 염려해 고무밴드를 제거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원칙적으로는 모두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LH의 시방서(공정의 기준)에 따르면 천연밴드, 즉 마닐라삼이나 논생마대, 끈 등으로 만든 밴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돼 있다.
조경전문가는 “특히 소나무는 깨끗한 토양에서 잘 썩는 결속제를 사용해야 한다. 고무는 반영구적이고 유해성이 있다. 때문에 천연밴드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정부세종청사 등 신도심 주요도로와 아파트단지 등 곳곳에서 가로수 수백 그루가 고사해 수억 원의 혈세가 낭비됐다.
이에 대해 조경관계자는 “가뭄과 잘못된 수종 선택 등이 대부분 고사의 원인이지만 뿌리의 활착부분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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