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人100言]구본무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거나 안 뽑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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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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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끌어낸 기업인들의 ‘이 한마디’ (53)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LG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인화’를 창업이념으로 한 LG그룹은 한국 기업사에 독특한 궤적을 남겼다.

설립초기 경영을 주도한 구 씨와 자금을 투자하며 합류한 허 씨 일가가 57년간 사이좋게 기업경영을 함께한 것이다. 두 집안은 유독 형제가 많았지만 2003년 LS, 2005년 GS 등이 그룹에서 분리될 때에도 잡음이 나오지 않았다.

강한 신의와 배려, 함께 성장하는 지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제3대 그룹 회장인 구본무 회장 도 이런 면을 강조했다. 이를 잘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가 2008년 말의 일이다.

당시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로 뒤숭숭하던 때였다. 1990년대말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 기업들은 다시한번 대규모 구조조정을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구 회장은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거나, 안 뽑으면 안 된다”고 선언했다.

구 회장은 “진정한 일등은 결코 단기성과에 만족하는 근시안적 일등이 아니라 50년, 100년 동안 지속하는 일등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를 위해 인재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또 어려울 때 준비를 잘한 기업은 호황때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이를 실현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구성원이 고용불안을 느끼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변화와 혁신의 중심은 우리 구성원들이며, 구성원의 자세와 생각이 LG의 미래를 결정한다.”

LG그룹은 구 회장의 방침에 따라 인적 구조조정 대신 다양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로 하고, 구체적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였다.

희망퇴직 같은 인력 조정보다, 재고를 줄이고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거나 공급망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불황을 극복했다.

외환위기 당시 구 회장의 선언은 구조조정을 준비하던 다른 기업에게 큰 영향을 줬다. 다른 기업들도 위기를 극복하는 LG를 보며 인적 구조조정 없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낀 것이다.

지난 2015년은 구본무 회장의 취임 20주년이자, 럭키금성에서 LG로 기업 이미지를 바꾸고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한지 20주년인 해였다.

구 회장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에서 이기려는 승부근성이며, 이는 아날로그 시대건 디지털 시대건 불변의 진리”라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취임한지 3년도 안돼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인해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고 알짜 사업으로 분류됐던 LG화재, LG산전, LG칼텍스 등이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구 회장은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중심 글로벌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내걸고, LG그룹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런 과정에서 구 회장의 두드러진 경영방침 중 하나는 ‘협력사와의 협력’ 즉 ‘동반성장’이다. 그는 “얼마나 베풀었느냐?”가 아니라, “경쟁력을 키워 협력사 기업 생태계가 실제로 얼마나 튼튼해졌는가?”를 판단기준으로 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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