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야생에 서식하는 동물들이 인간을 구분할 수 있다는 보고는 꾸준히 있어 왔다.
이러한 연구들은 주로 인가 가까이에 살면서 인간 서식지에 적응해 온 까마귀, 지빠귀와 같은 분류군에서 밝혀진 결과들이다.
남극은 최근에서야 인간의 활동이 시작된 지역이다. 이처럼 인간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면서 환경에 적응한 동물들도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갈색도둑갈매기가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둥지에 자주 방문한 연구자와 둥지에 가지 않았던 연구자 두 명이 짝을 지어 어미에게 접근한 뒤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총 7개 둥지에서 실험한 결과, 모든 실험에서 갈색도둑갈매기는 둥지에 방문했던 연구자를 쫓아가며 공격적인 행동을 했다.
본 연구를 주도한 극지연구소 이원영 박사는 “동일한 옷을 입고 비슷한 속도로 걸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둥지에 방문한 적이 있는 연구자를 찾아내는 것으로 볼 때, 갈색도둑갈매기가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의 반복적인 노출을 통해 사람을 개체단위에서 구분하는 학습능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후 남극에서의 추가연구를 통해, 인간의 활동이 동물에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동물인지의 진화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인하대학교와의 협력연구를 통해 이뤄낸 이번 결과는 동물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동물인지(Animal Cognition)’ 2016년 3월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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