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유니언잭(영국 국기) 문양이 식민시대를 상기시킨다"는 등의 이유로 국기를 교체하려던 뉴질랜드 정부의 시도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뉴질랜드 정부는 지난 3일부터 24일까지 약 3주간 국기 교체와 관련한 국민투표를 시행해 잠정 집계한 결과, 기존 국기를 유지하자는 쪽이 57대 43으로 우세했다고 발표했다. 우편 투표분이 모두 도착하지 않아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오는 30일 발표될 최종 결과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뉴질랜드 국민은 기존 국기와 새 국기 디자인 1개를 놓고 실시한 이번 투표에서 유니언 잭과 남십자성이 들어 있는 기존 국기를 선택했다. 이 국기는 1902년 만들어져 114년간 사용되고 있다. 새 국기 디자인은 검정과 청색 바탕에 은 고사리와 남십자성이 들어 있는 모양이었다.
존 키 총리는 국기 교체 분위기를 이끌며 국민투표 2차례 등 16개월에 걸친 시간과 2600만 뉴질랜드달러(약 200억원)의 세금을 투입했으나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실패했다. 이번 투표에는 유권자의 67%인 약 210만명이 참여했으며 120만명이 현 국기 유지 쪽에, 90만명은 새 국기 쪽에 힘을 실어줬다.
뉴질랜드 언론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60%가량이 현 국기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해 국기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국기 디자인 공모를 했으며 여기에는 1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지난해 11월 1차 국민투표를 통해 5개의 디자인 후보 중 1개를 가려냈고, 이번에 최종 투표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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