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KBS 라디오 쿨FM ‘가요광장’이 봄바람과 함께 신선한 봄 옷을 갈아입었다. ‘욕망아줌마’라는 캐릭터로 남성MC 중심의 예능 분야에서 독보적인 여성MC로 자리잡은 방송인 박지윤이 ‘가요광장’의 새 DJ로 발탁됐다.
2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제 1회의실에서는 KBS Cool FM ‘박지윤의 가요광장’ 개편 기념 기자간담회가 개최된 가운데, 새 DJ로 발탁된 방송인 박지윤과 김연미PD가 참석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수행 KBS 라디오 2국장은 “KBS 쿨FM ‘가요광장’은 30년을 바라보는 역사를 가진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다. 지난해 1월 1일 개편하면서 김성주 DJ가 1년 3개월간 잘 이끌어주셨다. 하지만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2월 15일부터 한 달 여를 쉬었고, 그동안 박지윤 아나운서가 대타 MC를 맡아서 너무 진행을 잘해주셨다”고 운을 뗐다.
이 국장은 “후임 DJ를 고민하다가 (박지윤에 대한)안팎의 평가가 너무 좋아서 이번에 DJ를 맡아주시기를 당부했다. 그래서 오늘(25일) 김성주 DJ가 마지막 방송을 준비 중이다”라며 “박지윤 DJ가 그 뒤를 이어 간판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 나가주실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건넸다.
김연미PD는 “87년에 방송이 시작됐다. 횟수로 30년이다. 기라성 같은 분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거쳐 갔다. 지금은 다른 채널에서 DJ를 진행하시는 최화정 씨부터 이소라, 김구라, 최근에는 김범수 씨까지 많은 분들이 거쳐 갔다”며 “낮 시간대가 가장 졸린데,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지윤 씨는 직장 생활도 해봤고 아이도 낳아봤고 일을 하고 있는 엄마다. 그래서 청취자들과 공감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낮 시간에 아이돌 그룹들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20대부터 40대까지 작가진이 포진 돼 있는 만큼 시끄럽기만 한 게 아니라 듣는 재미까지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매력의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김연미 PD는 왜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요광장’은 왜 박지윤을 새 DJ로 발탁하게 됐을까. 김 PD는 “지윤 씨가 라디오 DJ는 처음이다. 방송에서는 똑 부러지고 야무진 느낌이 강해서 그렇게 알고 있었다. 워낙 진행을 잘하니까 TV에 최적화된 친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김성주 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급하게 지윤 씨와 함께 하게 됐는데, 라디오적인 부분에서도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청취자들과 공감을 나누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 제가 놀랐던 부분은 성적인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유머러스하게 잘 넘기더라. 성적인 부분에 큰 점수를 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박지윤이)멘트를 하는 걸 보면 짧은 시간에 되는 게 아닌 멘트들이 많다. 진행을 하게 된 며칠 만에 청취자들이 반가워하면서 언니에게 고민을 이야기 하는 느낌으로 다가 와줘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디오 DJ로는 굉장히 큰 매력이고 장점인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 DJ로 발탁된 방송인 박지윤은 김성주가 자리를 비운 한 달간 스페셜 DJ를 맡으며 일찍이 ‘가요광장’ 청취자들과 인사했다.
박지윤은 “김성주 씨의 빈자리를 메우는 동안 별명이 생겼다. ‘똑디(똑똑한 디제이)’라는 별명이다”라며 “친근감 넘치는 진행으로 청취자 분들의 귀를 즐겁게 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박지윤은 다작을 하는 방송인 중 한 명이다. 그러다보니 매일 생방송을 진행해야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에 부담은 없을까. 박지윤은 “원래 본업이 아나운서라 생방에 대한 부담은 없다. 직장생활을 할 때 분초를 다투는 라디오 뉴스를 진행해봤고, 생방송에 대한 습성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며 “8년이라는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자유분방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오히려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BS 공채 30기 아나운서로 얼굴을 알린 박지윤은 프리랜서 MC 선언 이후 여러 방송사를 넘나들며 많은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8년만에 친정으로 돌아와 라디오 진행자를 맡게 됐다.
박지윤은 “제가 KBS에 다닐 때 녹음했던 ‘KBS 쿨FM입니다’라는 시그널 멘트가 회사를 그만두고도 한참을 나온적이 있었다. 제 목소리가 계속 친정 채널에서 나온다는 게 기분이 묘했다”며 “라디오 뉴스 때문에 수시로 드나들던 곳이라서 사회 초년생 때의 두근거림이 떠오르더라. 너무 반가웠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동시간대 대결하게 될 최화정과 김신영에 대해서는 “같은 시간대에 방송하게 되는 것 자체가 스스로에게 대견하고 기쁘다”며 “서로 파이팅 하기로 했다. ‘신디(DJ 김신영의 별명)’ 잡는 ‘똑디’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차지하게 되면 “제가 몸치인데 1위를 하게 되면 보이는 라디오에서 가수 박지윤의 ‘성인식’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박지윤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을 만큼만 멘트를 해보겠다”는 다부진 각오와 함께 “‘태양의 후예’ 배우들을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드러내며 DJ로 새 출발하는 기대감을 전했다.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하며 김연미PD는 “저희는 친구같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는 느낌으로 낮 프로에 활력도 주고 지치고 각박한 사회에서 들으면서 잔잔하게 위로도 받고 크게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겠다”며 “낮 시간 때 까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편안하고 기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또 박지윤은 “오디오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게 돼서 반갑다. 제 발음도 더 신경 쓰게 되어서 제게는 더 큰 발전이 있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서 기대가 크다”며 “아나운서 출신이기 때문에 내세울 수 있는 장점으로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다. 그런 것에 종합 선물 세트나 표본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갈 욕심이 있다”고 다짐을 밝혔다.
‘가요광장’은 박지윤의 합류로 활기를 얻어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다. 황재근, 조정치, 양상국, 옥상달빛, 박준우, 이현주 여행기자 등 새롭게 합류한 게스트와 선보일 코너 뿐 아니라 청취자를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하는 토요일 미니 공개방송 형식의 생방송을 준비하는 등 평일과 주말, 낮 12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주말 확대 개편으로 주말에 방송되던 창민의 가요광장은 폐지된다.
한편 ‘박지윤의 가요광장’은 오는 28일 매일 낮 12시, KBS 쿨FM(수도권 주파수 89.1Mhz)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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