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ㆍ화학 '웃고' ITㆍ車ㆍ조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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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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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국내 주요 상장사가 곧 1분기 실적을 내놓는 가운데 정유·화학주가 선방한 반면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조선주는 부진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1분기 3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200에 속한 대형주 가운데 주요 증권사가 예상치를 내놓은 144개 종목은 영업이익을 7% 가까이 늘릴 전망이지만, IT와 자동차, 조선주가 평균치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IT주는 업종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발목을 잡았다.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실적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다. 일부 증권사는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주는 2015년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저조한 가동률이 이어졌다.

다만 수출주에 우호적인 환율 흐름 덕에 상장사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 평균치는 1205원이고, 이달 말까지 이런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라며 "이는 2015년 4분기(1157원)에 비해 약 40원 뛴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는 정유·화학업종에 대해 정제 마진 개선과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호실적을 기대했다. 변준호 연구원은 "빅5인 SK이노베이션과 S-oil, GS, LG화학, 롯데케미칼은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만에 평균 83% 늘어날 전망"이라며 "현재도 실적 전망이 상향되고 있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정유·화학업종은 국제유가 반등 덕에 수혜를 보고 있다. 최근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4월 인도분 가격은 3개월여 만에 4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유·화학주는 재고로 쌓아둔 싼 원재료와 제품간 차익을 챙긴다"며 "최근에는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런 요인에도 불구하고,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장 전반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변준호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부진을 감안할 때 실적 예상치가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하는 것은 생각보다 양호한 결과"라며 "하지만 호실적을 주도할 정유·화학업종 주가가 이미 크게 오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보다는 종목별 차별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대형주와 중소형주, 성장주와 가치주로 나누기 보다는 실적에 충실한 회사를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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