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백현철 기자 = “연초보다 매매 수요가 늘면서 매매가도 동반 상승했다. 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줄기차게 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개포주공1단지 G중개업소 대표)
겨우내 제자리걸음을 하던 서울 아파트 값이 봄을 맞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와 겨울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잔뜩 움츠러든 주택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2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 주간 상승률은 3주 연속 0.02%포인트 상승했다. 이전 10주 연속 보합세를 마감하고 소폭 반등 추세에 접어든 것이다.
서울 매매가 상승의 원인은 강남 재건축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초 마이너스를 보였던 강남 재건축 시장은 강동구, 강남구 각각 0.08%, 0.02%, 서초구·송파구 공히 0.01% 오르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강동·강북·서대문구 등이 보합세를 유지한데 비해 강남 재건축 시장은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25일 찾은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에서 활기를 되찾은 재건축 시장을 엿볼 수 있었다. 단지 내 상가에 가득 들어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으며 바쁜 모습을 보였다.
개포주공 1단지 G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 시영 이주와 2단지 분양이 겹치면서 개포동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졌다”며 “연초에 비해 확실히 문의 전화도 많고 계약 건수도 증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계약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덩달아 매매가도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개포1단지는 연초에 비해 최근 4000만~5000만원 가량 매매가가 올랐다. 실제 1월 8월3000만원에 거래됐던 49㎡은 이달 5000만원 상승한 8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인근 공인 중개사 관계자들은 저가 매수를 위한 움직임이 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고 입을 모은다. R중개업소 관계자는 “연초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이 크게 떨어졌었다”며 “본격적인 재건축 추진을 앞두고 저가에 살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이라는 생각해 매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포동 재건축 시장의 상승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개포주공 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래스티지’가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섰고, 올 초 이주를 시작한 개포시영 등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개포주공4단지는 연내 이주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개포주공 1단지도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상태로 재건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 시장이 반등하면서 서울 전체적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반등하면서 서울 전체 평균 가격을 끌어 올리는 형태가 됐다”며 “재건축은 미래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선반영 돼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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