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재고율로 본 국내 제조업 경기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제조업 재고율은 128.4%로 금융위기 기간인 2008년 12월(129.5%)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재고율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는 국내 주력산업인 전자산업과 자동차 산업의 높은 재고율이 꼽힌다.
지난 1월 전자 산업의 재고율은 170.1%로 외환위기 기간인 1998년 7월(173.4%) 이후 가장 높았다. 전자 산업의 재고율이 급등한 것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경기 하락, 수출 둔화, 반도체 업체의 수급 조절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조업에서 전자와 자동차 산업을 제외한 제조업 재고율은 지난해 5월 122.7%를 정점으로 지속 하락하는 추세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수요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두 산업의 특성상 국내 제조업의 경기하강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처럼 재고율이 높으면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떨어져 기업의 설비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업의 투자가 줄어들면 고용은 물론 국내총생산(GDP)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제조업이 경기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을 지속하고, 출하율을 높이도록 억눌려 있는 소비심리를 자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때를 대비해 사전적으로 추경 편성 계획을 수립, 정책 입안과 실행 간의 시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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