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청년 시절, 에너지 전문가로 꿈을 세우고 반세기가 넘는 세월동안 에너지 한길을 걸어온 명실상부한 업계 최고의 에너지 전문가다.
그는 국제 석유 및 석유화학 업계에서 ‘한국의 미스터 오일(Mr. Oil)’로 널리 알려졌다. 학사부터 박사까지 화학공학을 전공한 허 회장은 1973년 GS칼텍스의 전신인 호남정유에 입사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회장직을 맡았다.
40여년간 석유화학산업에만 종사해 국내에서 그보다 석유 지식이 많은 이도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GS칼텍스는 단일공장으로 세계 3대 규모인 하루 78만5000배럴의 원유를 정제하고 있다. 또 불모지인 한국에서 석유화학산업에 진출해 단일공장 세계 최대 규모인 연산 280만t의 방향족(Aromatics)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여년전부터 고유가 시대에 대비해 휘발유 및 경유 등 고부가 경질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중질유 분해시설(HOU)에 집중 투자했다.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인 하루 27만4000배럴의 중질유를 친환경 경질유로 생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해외로 수출한다.
과거에 비산유국인 대한민국에서 석유제품을 수출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허 회장은 평소 “원유는 수입해도 석유는 수출한다”는 신념으로, 오일쇼크 이후 1980년대초 업계 최초로 임가공 수출을 주도해 우리나라를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시켰다.
허 회장은 중동, 러시아, 북남미, 아시아 등지에 GS칼텍스의 석유제품을 수출했는데 그중에는 산유국도 포함됐다. GS칼텍스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으로 2008년부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출로 거둬들이고 있다.
허 회장이 처음 시작한 석유제품 수출로 인해 GS칼텍스는 1983년 '제20회 무역의 날'에 업계 최초로 2억 달러 수출탑을, 1991년 5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나아가 2008년 150억 달러, 2011년 200억 달러에 이어 2012년 역시 업계 최초이자 국내 기업 가운데 두번째로 250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허 회장은 “에너지는 유한하기에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해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하자”고 주창하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해외 유전개발 및 가스, 전력 사업 등의 미래성장엔진 발굴에 노력해 왔다.
허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0년 금탑산업훈장, 2005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에 이어 2012년 여수엑스포 유치 및 성공적인 개최 공로 등을 인정받아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원유는 수입하지만 석유는 수출하겠다는 허 회장의 신념에서 시작된 석유제품 수출이 지난 2012년 반도체, 자동차를 제치고 우리나라 수출품목 1위를 차지했다.
경영상의 모든 의사결정은 물론 회사의 흥망성쇠가 최고경영자(CEO)에 달렸다는 그가 인생에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올바른 인재(Right People)를 올바른 시기(Right Time)에, 올바른 위치(Right Place)에 배치하는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직후인 지난 2008년 12월 경영위원회가 세계 경기침체로 경영난이 불가피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이자고 보고했다.
당시 허 회장은 “이런 때일수록 더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때 안 뽑으면 우수한 인재를 놓친다”며 예년 수준으로 뽑을 것을 지시했던 것도 그의 소신 때문이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