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파상풍처럼 번지는 저녁
도시엔 불이 켜졌다
어디로 가는 불빛들이 머리를 맞댄 채
긴 행렬로 길을 나서고
조금은 눈물로 가끔의 사랑이었을까
언젠가는 보내고 잊힐 사람들
늦은 밤 속 쓰린 구석을 찾아
떠나지 못한 떠남을
이야기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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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도시에서 분주하게 살면서도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열심히 살아 온 사람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시생활은 더욱 더 그런 것 같다. 요즘 강원도 횡성 안흥에서 ‘황토방 만들기 체험교육’을 하고 있다.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도 그렇게 도시 외로움을 타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 삭막한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꿈꾼다. 하지만 떠나는 것이 어찌 그리 쉽겠는가? 저녁이면 도시의 불빛 아래 구석진 자리를 하나씩 차지하고 삼삼오오로 모여, 떠나지 못하는 떠남의 이야기를 나누며 위안한다. 어디서 살든 내 마음이 푸르면 거기가 바로 청산인데 그 마음이 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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