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동영상] 기술금융 운영, 말로는 장기적…현실은 1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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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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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당국이 기술금융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아직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기술금융은 규모가 광범위한 만큼 장기간에 걸쳐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 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상당수 은행들은 기술금융 전문 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하고 있다.

현재 전문 인력을 신규로 채용하는 곳은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창조금융지원실 소속 기술금융 평가 전문 인력과 산업분석 전문 인력을 채용 중이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기술신용평가(TCB) 업무와 산업 및 기업 관련 조사·분석 등이다.

이들 은행의 공통점은 전문 인력을 모두 경력직으로 채용한다는 점이다. 이른바 계약직인 셈이다. 1~2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 관련 업무를 수행한 뒤 재계약 하거나 다른 인력으로 교체된다.

기술금융 도입 초기에는 이 같은 인력 조달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은해들은 그동안 기술력보다는 담보 위주로 대출을 해왔기 때문에 기술력을 평가할 수 있는 인력풀 자체가 좁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외부 인력을 통해 은행들은 기술신용대출 본격 운영 이후 높은 실적을 지속해왔다. 실제로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2014년 7월 1922억원에서 지난달 현재 64조8096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기술금융에 대한 인식도 개선됐다.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가 지난해 말 중소기업 CEO들과 은행 지점장, 기술금융 유관기관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술금융 정착 가능성에 대해 82.9%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제는 기술금융이 도입된 지 1년 8개월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계약직 인력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노하우와 정보를 축적해야 할 기술금융의 특성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 시중은행의 경우 기술금융 전담부서 인력 17명 중 11명이 이같은 계약직으로 채워졌다.

은행들은 이러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기술금융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꼽았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여러 금융정책이 추진돼왔지만 정권이 교체되거나 또 다른 중요 정책이 도입될 때마다 기존 정책은 사양화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과거 '녹색금융'처럼 정권 교체 후 흐지부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정규직으로 채용해 장기간 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게 내부인력 양성 차원 등 여러 면에서 좋을 수 있지만 불확실성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은행들이 주력사업으로 삼기 힘든 분야이기 때문에 교체 주기가 짧은 외부인력 중심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술금융의 취지는 좋지만 사실상 기술 하나만 믿고 투자·대출해야하기 때문에 고객의 자금으로 지원해야 하는 제1금융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기에는 부담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 역시 은행보다 벤처캐피탈 등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고 금융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은행들이 기술금융을 사업화해야 하는 것도 맞지만 은행 주도로 이끌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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