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KT&G가 전·현직 사장 두 명이 구속 문턱에 서면서 애가 타고 있다.
백복인 KT&G 사장은 선임 약 5개월 만에 광고업체로부터 부정한 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구속 여부는 30일께 결정된다.
협력사로부터 억대 금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민영진 전 사장에 이어 '투명·윤리 경영'을 내걸고 취임한 백복인 사장에게도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KT&G 내부는 침울한 분위기에 빠져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백 사장은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공채 출신으로, 처음으로 사장에 올랐다. 1993년 입사 이후 23년 동안 전략, 마케팅, 글로벌, 생산·연구개발(R&D) 등 다양한 분야의 요직을 거쳤다.
2011년 마케팅본부장 재임 때 KT&G 내수시장 점유율을 58%대에서 62%로 끌어올렸고, 담배업계 최초로 '품질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경영개혁에서 굵직한 성과도 거뒀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백 사장은 지난해 7월 사의를 표명한 민 전 사장 후임으로 10월 사장에 선임됐다. 민 전 사장은 사장에서 물러날 당시 비자금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으며 같은해 12월 구속됐다.
일각에서는 백 사장도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상태에서 사장 후보로 내정돼 '낙마'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검찰은 백 사장이 부사장 시절 KT&G의 남대문 부지 개발 사업비리 의혹 사건과 KT&G의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사건에 연루됐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KT&G 사장은 전원 외부 인사로 구성된 KT&G 사장추천위원회가 자격심사를 거쳐 후보 1명을 추천하면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검찰 수사에도 KT&G 사장추천위원회는 꼼꼼한 서류 검토와 내부 조사, 면접 등을 거쳐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했다면서 백 사장에 대한 신뢰를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검찰이 백 사장에 대해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에 이르러 사장추천위원회의 인사 검증 과정은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백 사장은 마케팅 총괄 책임자로 있던 2011∼2013년 광고기획사 J사와 그 협력사 등으로부터 수주나 계약 유지를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5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백 사장은 검찰에 출석해 금품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백 사장 밑에서 광고 계약 실무를 맡은 김모씨는 J사로부터 1억여원의 금품·접대를 받은 혐의로 이달 10일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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