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올해는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첫 해다. 행복도시는 72.9㎢ 면적에 2030년까지 정주인구 50만명을 목표로 한다.
세종시 신도시인 이곳은 개발 초기부터 도시특화사업을 통해 건축물, 교량 등 시설물 전반에 우수한 디자인과 최신 건축기술·공법·자재 등이 적용됐다. 토지도 가격 중심이 아닌 공동주택 설계공모, 상업용지 사업제안공모 등의 방식으로 공급된다.
이에 공동·단독주택부터 정부세종청사 등 공공건축물까지 어느 하나 평범한 것이 없다. 세계적인 건축가 톰 메인이 방문하고,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찾는 곳이 행복도시다. 그 중심에는 개발 사업을 전담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있다.
29일 행복청에 따르면 올해 3-3생활권(소담동)에서 50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이 건축 및 분양에 들어간다. 최상층에 설치되는 스카이 데크를 비롯해 입면과 재료, 형태 등을 특화한 건축 디자인 계획이 수립됐다. 도시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것이 기대되는 건물이다.
지난해 사업제안 공모를 시행한 어반아트리움(2-4생활권, 나성동)은 올해 상반기 건축심의를 거쳐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세계 최장(1.4㎞)의 보행전용 문화상업거리 어반아트리움에는 각 건물의 3층을 연결한 입체 보행로, 옥상정원, 12층의 경관타워, 미디어 파사드 등 특화 설계가 도입됐다. 다양한 상업문화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이곳은 2018년 상반기에 첫 손님을 맞는다.
이렇듯 행복도시 곳곳을 특색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문화를 풍성하게 하고, 도시가치를 향상시킨다는 것이 행복청의 계획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공업도시였던 스페인 빌바오는 구겐하임미술관 같이 특화된 디자인의 건축물을 유치해 문화·예술도시로 변모했다"며 "매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도시가 활성화된 것을 일컬어 '빌바오 효과'라는 말이 생겼다"고 말했다.
20년간 흉물로 방치됐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미술관으로 개조해 24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든 런던의 명소 '테이트모던 미술관'도 이와 유사하다.
행복도시에서는 국립박물관단지가 구겐하임미술관의 역할을 하게 된다. 1단계로 전체 사업부지 19만㎡ 가운데 7.5만㎡에 어린이박물관, 디자인박물관, 디지털문화유산영상관 등 5개 박물관이 건립된다. 올해 마스터플랜 수립 등을 거쳐 2030년께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또 국립자연사박물관 건립 등 2단계 사업은 타당성이 확보되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이미 준공된 건축물에는 정부세종청사와 세종도서관 등이 있다. 총 3단계 6구역으로 나눠 지어진 정부세종청사는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했고, 세종도서관은 세종호수공원과 어우러져 자태를 뽐낸다. 지난해 4월 준공한 대통령기록관도 '누구나 살고 싶은 세계적인 모범도시'라는 도시건설 이념에 맞는 상징적인 건축물로 자리잡았다.
행복청 관계자는 "도심 동서축과 남북축의 건축물을 잇는 '행복문화 벨트'를 구축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다양한 문화.예술 시설들을 집적화해 주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참신한 디자인이 적용되는 대상은 공동주택도 예외가 아니다. 2-1생활권(다정동)에는 개선문 형태의 공동주택이 들어선다. 프랑스 수도 파리 외곽의 상업지대인 라데팡스에서 볼 수 있는 형태다. 4-1생활권(반곡동)에 조성되는 생태특화 공동주택도 눈여겨볼 만하다.
단독주택단지는 마을마다 한옥, 유럽풍, 에너지 특화, 문화예술, 생태원예 등의 테마를 담았다. 현재 1-1생활권(고운동)에는 다양한 나라의 주택 디자인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멀티컬처빌리지가 조성 중이다. 호수공원 인근에는 '창조문화마을'이 형성된다.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모여 공연, 전시활동 등을 통해 창작활동을 주민과 공유토록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헹복청은 단지를 원형으로 설계하고 중앙에 공동마당을 배치한 단지 설계, 자연경사를 활용한 테라스 주택 등 특화 단독주택단지를 지속적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행복도시는 건축물의 품질 향상 및 유치업종 다각화 등 토지공급 기준 저변을 확대해 주변 환경과 조화로운 건축 디자인을 도입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며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