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등 채권단, 현대상선 살린다…자율협약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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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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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봉철·장슬기 기자 =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현대상선 정상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현대상선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는 29일 오후 회의를 열고 현대상선의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를 의결했다.

채권단의 이번 자율협약 개시에 따라 1조2000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채무와 이에 대한 이자가 3개월간 잠정 유예된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은행 채무에 대해 3개월이란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지속되는 경영 악화로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율협약을 신청한 바 있다.

다만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에는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들의 채무 재조정이 조건으로 걸려있다. 이들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자율협약은 종료된다. 

현재 현대상선은 해운업계 불황으로 인해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1만3000TEU급 선박을 하루 5만 달러, 1만TEU급은 4만 달러의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다. 호황기때 지불했던 용선료가 현재까지 이어지면서, 용선료 할인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상선은 선주들과의 협상을 통해 이달 말까지 용선료를 현 시세에 맞춰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도 현대상선이 협상에서 용선료를 낮출 경우에만 자율협약을 통해 기업 정상화를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용선료 협상 성과가 가시화되는 4월 중순 이후에는 채권단이 또 한 번 모여 출자전환 비율과 금리 인하 등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경영정상화 방안은 외부전문기관을 선정해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현대상선의 부채 규모는 총 4조8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비협약채권자인 사채권자의 채무조정도 과제다. 전체 사채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출석한 사채권 중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채무조정이 가능하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무를 3개월간 유예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채권단 모두가 이견없이 동의했다"며 "협약 개시에 따라 채권단은 구체적인 정상화방안을 마련하고, 이후 사채권자들을 설득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상선 측은 "채권단이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 결단을 내린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갖는다"면서 "이번 결정이 향후 용선료 인하 및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 추가 자구안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진행 중인 자구안도 사즉생의 각오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이행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고 조기에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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