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의 법조TNT(톡앤톡)

동네변호사 조들호…실제 법정이었다면

아주경제 이동재 기자 =법조계의 명암과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법정 장면이 화제다.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정 회장(정원중)은 건강이 좋지 않다며 휠체어에 앉아 재판을 받았다. 시청자들에게 낯설지 않은 장면이었을 것임은 분명하다. 각종 사건에 연루돼 검찰 청사로 들어서는 국내 굴지의 기업 회장이나 정치적 거물들이 툭하면 갖가지 병명을 거론하면서 간간이 보여 주었던 모습이기 때문이다.

고졸 출신으로 사법고시 수석을 차지했고 기소율 100%를 자랑하는 검사 조들호(박신양)는 돌직구를 던졌다. 정 회장을 향해 "쪽팔리지 않으세요? 지금 개그하는 거 전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라고 비아냥댔다. 그것도 모자라 모형 벌레를 정 회장에게 던졌다. 정 회장이 휠체어에서 벌떡 일어나자 조들호는 "기적이 일어났네"라고 한마디를 더 보탰다.

시청자들에게는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안겨 주었을테지만 실제 법정에선 사실상 일어나기 불가능하다는게 법조계의 견해다.

법정에는 검사와 피고인만 자리하는게 아니다. 재판부와 변호인, 법원 직원 등 상당수의 관계자들이 함께 한다. 개인 감정에 치우쳐 함부로 막말을 할 분위기도 아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재판부는 검사의 신문이 재판의 중점사항이 아니거나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들면 이를 제지할 수 있다"며 "드라마처럼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하도록 허락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검사는 위법이나 불법의 증거를 바탕으로 피고인에게 신문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법정의 풍경"이라며 "특히 (검사가) 개인적인 감정이 담긴 얘기를 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 사항에 속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청률 30%를 넘은 KBS2 '태양의 후예'는 우르크라는 가상 공간에서 발생하는 군인과 의사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대위를 모시러 헬기가 온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등의 옥의 티 찾기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허구가 적당히 섞이면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도 하는게 드라마가 지닌 최대 장점이다. 시청자들로서야 스트레스도 풀고 판타지도 만끽하면 그걸로 충분할 듯 싶다.

아무려나 검찰이 악질적인 갑질 인사나 부정부패 사범들은 단호하게 엄단할 수 있는 수사 성과를 많이 거두길 바란다. 검사 조들호에게 보냈던 박수가 대한민국 검찰에 쏟아질수도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