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 알래스카 주, 스위스, 핀란드 등 일부 국가들이 기본소득제를 도입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뉴질랜드에서도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스터프 등 뉴질랜드 현지 언론이 2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뉴질랜드 제1야당인 노동당은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UBI) 명목으로 주당 211달러씩 연간 1만 1000달러(약 863만원)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저임금과 낮은 복지수당으로 인한 사회 불안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랜트 로버트슨 노동당 재정담당 대변인은 "아직 기본소득 정책을 수립하지는 않았지만 국민의 기본적인 소득 보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해 세율을 50% 넘기는 정책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본소득제는 수급 자격이나 조건 없이 모든 국민에게 무조건 최저 생활비를 지급하는 제도다. 소득 수준이나 노동 여부, 노동 의지 등과 상관 없이 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복지 형태다. 핀란드, 네덜란드가 기본소득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스위스는 도입 여부를 두고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다만 재원 마련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부가세 인상 등 세제개편을 통해 세수를 확대하는 방식이 가장 쉬운 접근법이지만 반발을 사기 쉽다. 뉴질랜드 내에서도 세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어 기본소득제에 대한 반대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던 윌리엄스 납세자연합 회장은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면 상당히 많은 예산이 필요한 만큼 소득세가 50.6∼55.7% 정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일하지 않아도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가 급증할 수 있어 경제성장에 대한 동기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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