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오리온, 14년 묵은 ‘우승 恨’ 풀다…MVP는 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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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9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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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L 제공]

아주경제 서민교 기자 = 2000년대 초반 오리온스 전성시대를 열었던 그들이 돌아왔다. 무려 14년이 걸렸다. 고양 오리온이 2001-02시즌 이후 1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오리온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전주 KCC와의 6차전에서 120-86으로 완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완벽한 우승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무려 34점차 대승. 오리온은 이미 전반에 역대 챔피언결정전 전반 최다 득점 타이기록인 65점을 퍼부으며 KCC를 40점으로 묶었다. 분위기 싸움이 중요했던 6차전은 오리온의 기선 제압으로 싱겁게 끝났다. 이날 오리온이 기록한 120득점은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 득점 타이기록이다.

6차전을 앞두고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경기 초반 KCC를 무너뜨리려면 수비 집중력과 스피드가 필요하다”고 승부수를 던졌다. 오리온은 엄청난 집중력을 선보였다. 허일영의 3점슛이 연달아 폭발했고, 베테랑 김동욱의 득점쇼가 펼쳐졌다. 조 잭슨은 현란한 개인기로 KCC 수비벽을 붕괴시켰다.

KCC는 무너졌다. 완전히 기세가 살아난 오리온은 문태종을 투입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오리온은 마치 올스타전을 방불케 하는 쇼타임 농구로 KCC에 굴욕을 안겼다. 오리온의 14년 묵은 ‘한(恨)’을 풀기에 부족함이 없는 완승이었다.

오리온 잭슨이 26점 10어시스트, 김동욱이 23점, 애런 헤인즈가 17점 13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반면 졸전을 펼친 KCC는 안드레 에밋이 21점 8어시스트로 분전하는데 그쳤다.

오리온은 김승현과 마르커스 힉스의 환상적 콤비 시절인 2000년대 서막을 끝으로 우승과 인연이 끊겼다. 하위권을 맴돌던 오리온은 최근 몇 시즌 간 선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역대급 멤버 구성을 갖춰 우승에 도전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추일승 감독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데 성공했다. 시즌 도중 에이스 애런 헤인즈가 부상으로 빠지는 최악의 위기를 극복했고, 최단신 외국인 가드 조 잭슨을 향한 의심을 일축시킨 채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로 키워냈다.

젊은 피와 노장들의 완벽한 조합, 주전과 백업의 절묘한 조화, 이승현과 장재석이 골밑을 지킨 가운데 외곽 타짜들의 무서운 득점 본능이 더해지며 극강의 팀으로 거듭났다.

오리온은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역대 팀 통산 2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오리온은 챔피언결정전 통산 성적도 10승9패를 기록했다.

추일승 감독도 무관의 사령탑 타이틀을 벗었다. 추 감독은 지난 2006-07시즌 KTF(현 kt)를 이끌며 3승4패로 울산 모비스에 왕좌를 내준 뒤 프로 감독 데뷔 11시즌 만에 플레이오프 첫 우승을 이루는 감격을 누렸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는 포워드 이승현에게 돌아갔다. 이승현은 기자단 투표 결과 총 81표 중 51표를 얻어 프로 데뷔 첫 MVP의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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