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중고폰' 바람이 불고 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으로 신규 폰을 마련하는데 부담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쓰던 휴대폰을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꿔주는 '중고폰 보상판매'라는 달콤한 상술에 소비자들이 농락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보험 상품과 연계한 스마트폰 구매 프로그램 'H 클럽'을 출시했다. 'H 클럽'은 30개월 전체 할부금의 50%만 납부하면 18개월 뒤 잔여 할부금을 면제받고, 새 스마트폰(G5, 갤럭시 S7·S7엣지, 아이폰 6S·6S플러스)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대신 '폰케어플러스 옵션Ⅱ'라는 휴대폰 보험상품을 18개월 동안 가입하는 것이 필수다. 이는 월 7000원의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며, 보험료는 LG유플러스 측이 부담한다. 소비자들이 중고폰 보상제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18개월 동안 총 12만6000원의 보험상품을 이용해야 되는 셈이다.
반면 요금제 80·100 등 고가의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공시지원금은 크게는 26만원대로 보험료를 크게 웃돈다. 일부 VIP 가입자의 경우는 보험료마저 면제된다는 점에서 소비자 차별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또 18개월이 지난 시점에 남은 할부금보다 중고폰 가격이 높은 상황도 우려된다.
예컨데 지난 2014년 출시된 아이폰6 64GB 모델의 중고폰 가격은 30~50만원대로 팔리고 있다. 할부원금이 60만원의 고객인 경우 18개월 뒤 고객부담금 30만원(50%)을 제외한 30만원보다도 중고폰 가격이 비싸다. 중고폰의 차익을 고려했을 때 소비자가 아닌 LG유플러스의 이득이 많은 구조다.
때문에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H 클럽'이 비싼 요금제를 유도하는 과장 광고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객을 끌기위해 매년 새 폰 출시에 맞춰 비슷한 상품을 이름만 바꿔서 부풀려 광고한다는 것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014년 10월 '제로클럽'이라는 중고폰 선보상제도를 최신 폰 출시에 맞춰 내놓았다. 이후 보험제도를 추가한 '심쿵클럽'을 도입하면서 고객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제로클럽의 경우 과장 광고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법행위라는 낙인이 찍혀 중단됐고, 심쿵클럽 역시 불법 보조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바 있다.
LG유플러스가 이번에 내놓은 'H 클럽' 또한 6월 30일까지 3개월만 하는 한시적 프로모션에다가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 갤럭시S7 시리즈와 아이폰6S 시리즈, G5만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가 최신 폰 출시에 맞춰 내놓았던 '제로클럽', '심쿵클럽'의 재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중고폰 보상제가 정착된지 얼마 안됐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상황을 파악하는 단계"라면서 "다만, 보험 부분의 소비자 차별과 과장 광고 등이 확인되면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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