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신주인수권 휴지조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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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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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현대상선이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면서 이 회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들인 투자자들의 손실 위기도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발행된 현대상선 분리형 BW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이 지난 25일 상장폐지됐다. 

사채에 신주인수권이 부여된 BW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애용한다. 일반 회사채보다 이율이 낮은 반면, 주가가 오르면 신주인수권 행사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앞서 2015년 9월 현대상선은 1500억원 규모의 분리형 무보증 BW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연 3% 금리와 7%의 만기보장 수익률을 제시해 청약금만 4조원이 몰렸다.

금융당국이 채권과 워런트를 나눌 수 있는 분리형 BW공모를 재허용한 이후 첫 사례여서 특히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 29일 현대상선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BW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워런트를 활용한 수익기회는 사라지고, 원금 손실 가능성만 커진 것이다. 

이에 비해 기관들은 지난해 7000~8000원대이던 현대상선 주가가 고꾸라지자 채권 대용납입 방식으로 주당 5000원짜리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대용납입은 신주인수권을 행사할 때 현금으로 주식을 사지 않고, 기존 채권과 신주를 1대1 형식으로 맞교환하는 방식이다. 

이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꾼 뒤 시장에서 현금화하는 전략으로, 일종의 손절매로 볼 수 있다. 

이런 대용납입으로 현대상선 BW의 전체 채권가치는 애초 1500억원에서 54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결국 남아 있는 개인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 BW를 매입한 대부분의 기관은 이미 주식으로 바꿔 차익 실현에 나섰을 것"이라며 "540억원 규모의 채권과 워런트를 들고 있는 개인투자자들만 원금도 못 찾게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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