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율형사립고등학교교장협의회는 면접 대상자만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한 서울교육청의 방침이 선발권 축소를 통한 자사고 고사 정책의 일환이라며 8월 입학요강에 기존대로 모든 지원자에게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겠다고 31일 밝혔다.
협의회는 이날 자사고 학생 선발권은 학교장에 있으며 학교 측과 합의 없는 교육청의 일방적인 입학전형 발표는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자사고 지원시 자기소개서를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자사고의 선발권을 박탈하고 장기적으로 자사고를 고사시키려는 정책의 일환이라며 교육청이 초중등 교육 정상화를 위한 고교체계 개편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자사고를 폐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개진한 바 있는 가운데 자사고 흔들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이번에 교육청이 면접대상자만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자사고 선발권을 한층 약화시키는 조치로 자기소개서가 자사고 입학전형의 필수 전형 요소인데도 불구하고 건학이념도 모르는 채 자기소개서를 통한 진로탐색 없이 지원할 수 있게 해 결과적으로 가고 싶은 학생을 추첨에서 탈락시킬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협의회는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는 추첨 없이 모든 학생들을 면접해 선발하거나 최소한 모든 지원자가 온라인 원서 접수와 함께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는 기존 방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차례 개진했으나 교육청은 이를 묵살하고 입학전형기본계획에 들어 있지도 않은 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자사고 측과 합의 없는 교육청의 일방적인 자기소개서 작성 축소 지침이 월권으로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서울 자사고들이 8월 발표할 학교별 입학전형요강에 모든 지원자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도록 한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는 내용을 담는 데 합의했으며 이후에 야기될 모든 혼란은 교육적인 토론과 합의를 거부한 조희연 교육감 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목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 회장(중동고 교장)은 "추첨시 자기소개서 내용을 가지고 평가하면 것은 아니지만 자기소개서가 담임 교사 날인을 받아 제출하는 것으로 일종의 추천 기능을 하는 것인데 이것을 무력화하면 아무나 지원하게 되고 요행에 따라 추첨이 이뤄지게 된다"며 "모집요강 승인은 교육감이 하지만 실시권자는 학교장으로 정당한 요구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또다른 다툼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배 서울교육청 교육혁신과 과장은 이같은 자사고의 입장에 대해 “떨어진 애들에게도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고교 3학년생도 쓰기 어려운 것을 쓰게 해야 되느냐는 의견이 있었다”며 “업무 가중으로 추첨을 통해서 될 아이들만 내도록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있어 개선한 것”이라고 했다.
이 과장은 “자사고 교감 4명에게 의견을 구했고 중학교 교장회의에서도 얘기를 했었지만 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 오세목 회장은 방침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전형요강을 가져오기 전 지도를 하고 논의해야 되겠지만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교육청과 자사고의 입장이 맞서면서 향후 모집요강 내용을 놓고 한동안 갈등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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