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박물관은 소장품과 고객을 위해 존재한다. 수장고를 열어젖힐 각오로 소장품에 대한 국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
이영훈(60) 국립중앙박물관장은 3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향후 박물관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 관장은 이날 국립중앙박물관의 두 가지 목표로 내부역량 강화와 개방·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연구직뿐만이 아니라 박물관 직원 모두가 전문인력이 되어야 하고, 그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특히 "38만여 종의 소장품이 보관되어 있는 수장고는 보안·관리 등의 이유로 국민에게서 멀어졌던 게 사실"이라며 "전시실처럼 누구나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객원연구원제 도입 등 연구 수준 제고 △문턱 낮춘 전시 추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국제교류 매진 △13개 소속 박물관 역량 강화 등 다섯 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박물관의 전문성을 높이되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 4월부터 내년 4월까지 '한국도자명품전'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 '신안 해저 문화재 특별전' '도시 속 미감: 조선 후기부터 근대까지' '이집트 보물전' 등의 기획특별전을 연다. 또한 지난 1926년(북분)과 1929년(남분) 발굴조사를 했지만 한정적인 발굴지점, 구체적 조사 내용 부재 등으로 방치되었던 경주 서봉총에 대한 재발굴조사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관장은 최근 불거졌던 청와대의 김영나 전 관장 퇴임 압박 논란과 관련해서는 "(김 전 관장이)오해가 있던 것 같다. 청와대의 압력 행사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며 "그런 문제에 대해 답변하는 것이 적절치 않고,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 출신인 이 관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고고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2년 국립중앙박물관을 시작으로 청주박물관장, 부여박물관장, 전주박물관장을 거쳤다. 2007년부터는 경주박물관장으로 일하다 지난 9일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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