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은 31일 오후 KB금융지주를 현대증권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본입찰에 함께 참여했던 한국금융지주와 홍콩계사모펀드 액티스는 고배를 마셨다.
KB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는 본입찰에서 1조원 가량을 써내 막판까지 접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가격적요소까지 종합 평가했을 때, KB금융지주가 한국금융지주를 앞선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지난 대우증권 인수 실패 후 M&A 시장의 마지막 대어로 불린 현대증권을 품게 됐다. KB금융의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이 6227억원이다. 3조2200억(작년 9월말 기준)인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이 통합하면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에 이어 업계 3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이번 현대증권 인수를 두고 김 사장의 M&A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김 사장의 경우 국민은행 부행장을 지내고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을 역임하는 등 금융권에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인물로 꼽힌다"며 "KB금융의 비은행 부문을 김 사장이 총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증권업에서도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갖추고 있어 향후 지주와의 시너지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로써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와 증권업계 내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KB금융이 가진 기업금융(IB)·리테일 부분의 노하우를 활용해 양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명실상부한 업계 빅3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해내기 위해 착실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KB금융이 현대증권의 기업가치보다 무려 3배가 넘는 가격에 인수하면서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KB금융지주는 현대증권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상세 실사와 최종 가격협상,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오는 5~6월께 인수 절차를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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