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림의 머니테크] 맞벌이 함정에서 벗어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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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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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림 리치빌재무컨설팅 대표

맞벌이 가정이 대개 외벌이보다 재산을 빨리 불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속내를 보면 그렇지 않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5년 4분기 기준 맞벌이 가구는 월평균 538만8520원을 벌었다. 이는 364만6151만원인 외벌이 가구보다 67.6% 많은 액수다.

언뜻 보면 맞벌이 가구가 월등히 뛰어난 경제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득에서 소비하고 남은, 흔히 저축하는 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이르는 흑자율은 높지 않다.

맞벌이 가구를 보면 흑자율이 32.1%, 액수는 140만8219원을 남긴다. 이에 비해 외벌이 가구는 흑자율 23.9%에 71만8538원을 모은다. 흑자율 차이가 두 배로 벌어지기는커녕 10%포인트도 안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맞벌이 가구는 외벌이보다 근로소득이 훨씬 많지만, 자녀 보육이나 교육, 외식비 지출 증가로 나가는 돈도 커 저축비율은 맞벌이가 아닌 가정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부부가 모두 돈을 벌어야 하는 맞벌이 가정인 경우 시간이 없는 만큼 돈을 지불해야 하는 항목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우선 가사를 전담하는 주부가 없어 외식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맞벌이는 월 음식·숙박 비용이 41만원 이상이다. 이에 비해 외벌이는 29만원으로 12만원 차이가 난다. 공교육이 끝난 후 아이를 보낼 곳이 없다보니 '학원 뺑뺑이'를 시켜야 하고, 여기에 드는 돈도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는 맞벌이 가구가 31만원, 외벌이는 19만원을 이런 이유로 쓴다. 이 역시 맞벌이 가정에서 12만원이 더 지출된다. 교통비와 가정용품, 가사서비스,  통신 비용에서도 맞벌이 가구가 더 많은 돈이 든다.

맞벌이를 해서 생긴 플러스 소득 중 80%가 교육비나 외식 같은 곳에 치중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맞벌이 가구는 외식비를 외벌이보다 39.5% 많이 쓰고, 교육비도 35.6% 더 든다.

맞벌이는 외벌이에 비해 소득에 여유가 있다는 생각으로 자녀 양육비에 대한 비중이 높고, 저출산이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편차가 더 큰 것이다. 

자녀양육비 증가는 교육열로 그대로 반영돼 학군이 좋은 지역별 핵심 학군으로 이사를 하게 되고, 수요가 몰리면서 학군이 좋은 아파트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소득에 비해 무리한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사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는 곧 가계 저축여력인 흑자율을 낮추고 현금흐름에 문제를 야기한다. 이뿐 아니라 부모님이나 부부 용돈, 자기 계발비로 밖에서 버는 돈을 고스란히 다시 쓰게 된다.

남편 명의로 된 부채는 맞벌이와 외벌이 가구가 각각 4455만원과 4465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아내가 빌린 돈을 보면 맞벌이가 1717만원으로, 729만원인 외벌이보다 988만원 많았다.

맞벌이를 하는 아내는 가구 전체 부채에서 27.8%를 차지해 외벌이(14.0%)보다 2배 정도 높은 비율을 보인다. 이는 주택을 사고, 사업자금을 마련할 때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맞벌이 가구가 외벌이에 비해 더 큰 부채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맞벌이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자산현황을 점검해 고정지출을 소득 규모 내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맞벌이 취지를 살려 자산을 빠르게 불려나갈 수 있도록 부채를 줄이고, 흑자율을 높여 자산을 잘 배분·운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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