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증권 매각으로 두 마리 토끼… 여전히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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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4-0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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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일환으로 추진하던 현대증권 매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융투자업 확장을 노려온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그룹은 이번 증권 매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스러운 상황은 이어지고 있어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그룹이 잡은 두 마리 토끼는?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현대그룹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의견이 많다. 우선 매각 흥행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지주가 써낸 가격은 약 1조원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현대그룹은 기존 예상가인 6000억원 수준보다 40% 이상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른 한 가지는 현대그룹이 시장에 신뢰를 심어줬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현대그룹은 일본계 금융자본인 오릭스PE(Private Equity)와 현대증권 주식 22.56%(현대상선 22.43%, 특수관계인 0.13%)를 647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무산된 전계가 있다.

당시 오릭스측의 계약해지는 현대그룹이 지분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파킹딜(Parking Deal)에 대한 금융당국의 문제제기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그룹의 정통성을 잇는 알짜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그룹이 매각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 심심찮게 나왔었다.

금융투자업 진출을 꾸준히 노려온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안게 되면서 이같은 우려는 께끗하게 씻을 수 있게 됐다. 현대증권 입장에서도 규모가 작은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은 구조조정 없이 완전한 고용승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알짜자산 매각한 현대그룹, 정부측 지원 나서야

현대그룹이 증권 매각으로 손에 쥘 자금은 주식담보대출 3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액수인 약 6500억원 수준이다. 유입 자금은 만기 예정인 회사채 상환 및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바로 갚아야 할 회사채는 오는 4월 7일 만기 예정인 2200억원을 비롯, 7월 3000억원 등 총 5500억원이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증권 매각으로 얼마나 버틸지는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을 매각하면서 돈 되는 알짜자산은 모두 시장에 팔게됐다. 지분구조상 최정점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가 양호한 실적을 내곤 있지만 현대상선이 해운시황 악화로 적자를 기록중인데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도 수년간 올스톱 상태에 머물고 있어 그룹 전체에 암운이 드리워진 상태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해운산업에 대한 정부측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해운산업 지원의 일환으로 민관 합동으로 1조4000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해운산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부채비율을 400% 이하로 조정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2007%를 기록중인 현대상선이 정부의 지원을 받기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한진해운 역시 영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을 낮추는데는 성공한 상태지만 역시 부채비율 400% 인하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덴마크의 머스크는 우리나라 조선사가 건조한 1만8570TEU급 선박을 항로에 투입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이윤을 얻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국내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고 이를 이용해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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