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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서울 문화시설 절반은 공연장과 영화관이며, 종로·중구 등 도심권과 서초·송파 등 동남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 기업형 멀티플렉스, 전체 영화관의 73% 차지…문화시설 도심권과 동남권에 편중
서울연구원(원장 김수현)이 3일 공개한 '서울시 문화자원 실태와 분포 특성'에 따르면 서울의 문화시설은 공연장 504곳, 영화관 스크린 수 500개, 화랑 419곳, 공공도서관 135곳, 박물관 144곳, 지역문화시설 114곳, 미술관 67곳, 마을사업소 45곳 등 총 1959곳으로 조사됐다.
이 중 공연장과 영화관은 모두 1004곳으로 전체 문화시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인구 10만명당 공연장은 4.9곳, 영화관 스크린은 4.8개, 미술관은 0.6곳, 공공도서관 1.3곳, 박물관 1.4곳 등의 수준이었다.
서울시내 영화관 중 기업형 멀티플렉스는 전체 영화관의 73.5%, 스크린 수의 9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과 비교하면 멀티플렉스 영화관 수는 74.3%, 스크린 수는 90.3% 증가했다. 영화관은 중구·종로구·강남구에 밀집해 있고, 도봉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영화관이 없는 자치구로 조사됐다.
공연장은 2007년 286곳에서 지난해 504곳으로 늘어났으며, 이 중 민간공연장은 382곳이었다. 특히 기업이 운영하는 공연장은 55곳으로 2007년 24곳이었던 것에 비해 129.2% 증가했다.
서울시내 문화시설은 도심권과 동남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권(용산구·종로구·중구)에 전체 문화시설의 35.9%(701곳), 동남권(강남구·강동구·서초구·송파구)에 22.6%(441곳)의 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 문화시설 증가세 주춤…소규모 지역서점들은 '각자도생'
영화관과 공연장은 늘었지만 문화시설의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평균 83.7% 증가했지만, 2007년부터 2015년까지는 평균 27.3% 증가에 그치고 있다. 백선혜 연구원은 "경기침체 영향이 크겠지만 공급과잉 역시 고려해야 한다"며 "작은도서관이나 마을예술창작소처럼 일상생활 영역에서 문화거점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미술관은 총 67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2007년에 비해 42.6% 증가했다. 도심권에 전체 미술관의 50.7%가 몰려 있고, 동남권에는 16개의 미술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주체는 사립이 38개(56.7%)로 가장 많았다. 화랑은 총 419개로 92.8%가 민간 운영이었고, 특히 종로구(46.1%)와 강남구(24.6%)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출판사는 3513개소, 서점은 881개소로 모두 2007년과 비교해 증가세를 보였다. 체인형 서점은 22개에서 47개로 늘었고, 소규모 지역서점들은 협동조합 등의 형태로 생존경쟁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 연구원은 "문화적 수준이 높아진 현재 상황에서 하향식 프로그램 제공 방식은 외면받기 쉽다"며 "공공은 공간 운영과 관련된 일부 지원만 부담하고 생활예술동아리, 직장인 취미클럽 등 생활 속 문화예술공동체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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