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를 반대하는 경쟁사인 KT·LG유플러스의 비판 수위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M&A 심사보고서를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경쟁사는 시장·방송지배력과 소비자 요금인상 등을 근거로 들며 비판의 총 공세를 펼치고 있다.
KT·LG유플러스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15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를 인용하며 SK텔레콤 관계사들의 방송과 이동전화 결합상품 점유율이 44.8%로 1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전체 방송통신 결합상품 순증가입자 비중 역시 53.9%로 1위에 달하면서 이동전화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동전화를 포함한 결합상품 가입자의 업체별 비중도 SK텔레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지배력이 방송시장에 빠르게 전이되고 있는 만큼 CJ헬로비전 M&A 심사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KT는 오스트리아 이동통신시장에서 이뤄진 통신사들의 인수 합병 사례를 인용하면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소비자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비전 주주인 직원을 내세워 합병무효 소송을 낸데 이어 덤핑 혐의로 SK텔레콤을 공정위에 제소한 상태다.
이처럼 경쟁사들의 집중포화를 온몸으로 받는 상황에서 M&A에 반대하는 SK증권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보고서에는 M&A 성사에 따른 시장 경쟁 완화, 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ARPU) 상승, 결합상품 판매 증가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 SK텔레콤이 기존에 주장했던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예상치 못한 내부 보고서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다. 가뜩이나 경쟁사들의 반발에 대응하기에도 벅찬 상황에서 같은 그룹 내 식구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위의 심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SK계열사간의 불협화음이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SK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했던 M&A에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증권 보고서는 SK계열사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전달 안된 안타까운 사례"라면서 "M&A 결정에 민감한 시기에 내부적으로도 안 좋은 일이 터져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달 중순 이후 전원회를 열고 CJ헬로비전 M&A 심사보고서 안건을 올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4·13 총선을 의식해 시간끌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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