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한 대형 전자상가. TV,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 곳곳에 이같이 쓰인 빨간색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 일본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붙여 놓은 스티커였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매장에는 ‘코리아 퀄리티’라는 스티커는 보이지 않았다.
수많은 오토바이 중 베트남 사람들이 최고로 치는 브랜드 역시 일본 '혼다'였다. 한국산 오토바이는 아예 없었다. "한국산 오토바이는 없냐"는 질문에 현지 관계자는 “없다. 대림산업이 있긴 한데 대림도 엔진은 혼다 것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는 미국에 치이고 일본에 밀린 ‘3등’이었다. 일본은 한국에 베트남 진출 붐이 나타나기 30~40년 전에 일찌감치 진출해 가전, 자동차 등 주요 시장을 선점했다.
현지 가전업계 관계자는 “베트남뿐 아니라 그 외 동남아 시장도 마찬가지"라며 "그들에게 한국 브랜드는 아무리 삼성전자, LG전자라도 3등이다. 미국·유럽 브랜드와 일본 브랜드가 1,2위를 다투고 그 다음이 한국”이라고 귀띔했다. 국내 기업이 동남아 시장에서 갈 길이 한참 멀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베트남 진출 붐이 일면서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4500 여개에 달하고 성공한 국내 기업의 사례가 언론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 시장에 견고하게 자리잡은 일본 브랜드를 넘어서야 진정한 동남아 진출 성공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재팬 퀄리티'가 아닌 '코리아 퀄리티'라는 스티커가 붙은 제품이 동남아 시장에 자리잡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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