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종 롯데홈쇼핑 패션의류 팀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100곳을 만나야 8~9곳 계약이 성사될까 말까예요. 국내에 없는 브랜드 유치를 위해 미국에 3번이나 갔다 오는 등 삼고초려를 넘어 사고초려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태종 롯데홈쇼핑 패션의류 팀장은 4일 아주경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홈쇼핑에서 볼 수 없었던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패션에 강점이 있는 롯데 계열사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방송을 통해 선보이는 35개 패션 브랜드 중 90%를 단독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롯데홈쇼핑에서만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조르쥬 레쉬, 명품 브랜드 ‘몽클레르’의 제조사와 전략적 제휴로 선보인 이탈리안 프리미엄 캐주얼웨어 페스포우, 샹티, 아카이브56, 케네스콜, 다니엘 에스떼 등이다. 조르쥬 레쉬의 경우 1년에 3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이같은 노력으로 롯데홈쇼핑의 패션 분야 시간 당 매출은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때로는 단독 브랜드 유치를 위해 약속이 안 된 상황에서 롯데 명함만 가지고 찾아 가는 등 맨 몸으로 부딪히기도 한다. 그나마 최근에는 글로벌 브랜드들도 롯데를 빅 바이어로 인식하기 시작해 영업하기가 조금은 수월해졌다.
이태종 팀장은 "유명 브랜드에게 국내 홈쇼핑 구조를 이해시키는게 가장 어렵다"며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브랜드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시즌에 제품당 200~300개만 생산하면 되는데, 홈쇼핑은 최소 몇만개의 제품을 생산해야 한다고 하면 처음에는 믿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케네스콜의 경우에도 유치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국내 패션 대기업에서 공식 수입을 했다가 한번 철수한 상태라 다시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 신중을 기했지만 결국 롯데홈쇼핑을 선택했다.
겨우 브랜드를 이해시켜 유치를 성사시켜도 일이 끝이 아니다. 방송을 위해서는 대량의 상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1년여의 기획 및 생산의 시간이 걸린다. 준비 과정 속에서 혹시나 트렌드가 바뀔까봐 항상 전담자가 달라붙어 일일이 확인을 하고, 생산 과정도 점검한다. 점검 과정에서 공장이 산골짜기에 있어 가는 데 진을 다 빼는 경우도 있다.
이 팀장은 "준비기간이 1년이나 되기 때문에 상품을 처음 선보일 때 애 낳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최근 고객들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브랜드 유치 후 생산점검 뿐만 아니라, 모든 MD(상품기획자)가 물류센터에 반품 들어오는 상품에 대해 직접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점검한 내용을 사진과 함께 인터넷에 올리면 강현구 대표가 직접 확인을 하고 개선 방향에 대해 장문의 댓글을 남긴다.
끝으로 이 팀장은 "단순히 뿌려 놓은 상품이 아니라 오랜 기간을 거쳐 선보인 상품이 완판 됐을때는 날아갈 듯 기분이 좋다"며 "올해 가을·겨울 시즌에도 인지도 있는 4개의 백화점·해외 브랜드를 독점 계약해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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