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후보들을 지원 중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호남 유세 여부가 더민주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민의당과의 치열한 표 다툼 속에 문 전 대표의 호남 행보가 득이 될 것인 지를 두고 당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3일 이지수 서울 중구성동구을 후보의 유세 지원 현장에서 "호남 유세를 (다른 지역과) 특별히 다르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가 가서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호남뿐만 아니라, 다른 어느 지역이든 가서 도울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하고 그 힘으로 정권 교체까지 이루라는 것이 호남의 절대적 민심이자 간절한 염원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앞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문 전 대표의 호남 유세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데 따른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3일 제주에서 4.3 희생사 추념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표가 호남 유세를) 검토하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광주 후보들이 요청하면 갈 수도 있겠지만, 현 상황으로 봤을 때 과연 요청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그는 '광주에서 ‘반(反)문재인 감정'이 우려된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광주의 분위기를 봤으면 나한테 안 물어봐도 알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선거는 전체가 같이 치르는 게 아니다. 선거를 끌고 가는 사람, 주체가 알아서 관리해야지, 옆에서 딴 사람이 하다보면 선거 방향이 올바르게 갈 수가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대표의 '셀프공천' 사태로 불거졌던 당 정체성 논쟁에 이어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를 놓고도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신경전이 벌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더민주 당내에서도 문 전 대표의 호남 유세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정장선 더민주 선거대책본부장은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가 호남을 가는 것은 궁극적으로 본인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그것은 당과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현 시점에서 그것이 적절한 것일 지도 생각을 하고 있다"는 말로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더컸유세단'을 이끌고 전국의 후보들을 지원 중인 정청래 의원은 "최근 전국을 돌며 당원과 후보들로부터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사람이 문재인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문재인을 싫어한다는 호남민심은 3번(국민의당)성향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상이다. 내가 후보라도 단연 문재인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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